삼성전자도 흑자 가능성 점쳐져
마이크론, 보조금으로 생산 가속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사의 올해 첫 실적이 일제히 개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 반등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인공지능(AI) 개화로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폭등하면서 3사 모두 생산량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분기 2조886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실적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4분기 1조912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3조4023억 원(2023년 1분기) △2조8821억 원(2분기) △1조7920억 원(3분기) 등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4분기 3460억 원의 이익을 내고, 올해 1분기 성장 폭을 키웠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AI 서버향 제품 판매가 크게 확대된 게 유효했다. 또한, 낸드 사업 역시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판매 비중이 확대되고, 가격도 상승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 역시 1분기 반도체 부문(DS)이 흑자로 전환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달 5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조600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931.2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작년 한 해 영업이익(6조5700억 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분기 4조58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DS 부문이 올해는 약 2조 원대 이익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낸드 사업 역시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0일 확정 실적을 발표한다.
마이크론은 2024년 회계연도 2분기(2023년 12월~2024년 2월) 기준 58억2400만 달러의 매출과 1억91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전년 대비 58% 늘었고, 영업이익은 6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마이크론은 앞서 2월 5세대 HBM인 HBM3E를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먼저 양산을 시작하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AI향 반도체 수요 증가로 시장이 업턴에 접어들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억4186만 달러(약 2조7600억 원)에서 2028년 63억2150만 달러(약 8조55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3사는 고부가 제품 생산 확대를 위해 국내·외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 신규 팹 ‘M15X’를 짓고, 내년 말부터 차세대 D램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또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2027년 첫 오픈을 목표로 사업을 이어간다. 최근 투자를 결정한 미국 인디애나주 어드밴스드 패키징 공장은 2028년 하반기 가동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로부터 64억 달러(약 8조9000억 원)를 반도체 보조금을 받게 됐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3조5000억 원)를 투자해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의 규모와 투자 대상을 확대해 2030년까지 총 약 450억 달러(약 62조30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첫 번째 공장은 2026년부터 2·4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며, 두 번째 공장은 2027년부터 첨단 반도체를 양산할 계획이다.
마이크론도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으로 61억 달러(약 8조3900억 원)를 받는다. 이는 인텔, TSMC, 삼성전자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마이크론은 보조금을 뉴욕주 클레이에 건설하는 2개의 팹과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건설하는 1개의 팹에 투자할 계획이다. 보이시 공장은 2026년에, 뉴욕주 공장은 2028년과 2029년에 각각 가동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이번 보조금에 힘입어 HBM 생산 비중을 대폭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