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유출 관련 사실 왜곡”…HD현대重 직원, 한화오션 고소

입력 2024-05-07 15:25수정 2024-05-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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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만 의도적 발췌 편집
…실제 진술 내용과 달라”
회사 차원 상응 조치할 것

▲구승모 한화오션 컴플라이언스실 변호사가 3월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HD현대중공업 고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toto@)

군사기밀 유출로 논란이 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이 한화오션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한화오션이 의도적으로 편집한 수사 기록을 언론에 공개해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자사 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주된 요지다.

7일 HD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소속 직원들은 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한화오션 임직원을 수사해달라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번에 고소장을 제출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3월 한화오션의 기자설명회에서 공개한 수사 기록에서 언급된 당사자들이다.

한화오션은 서울 중구 한화빌딩과 경남도청 등에서 세 차례 기자설명회를 하고, 10여 년 전 벌어진 기밀 유출 사건에 HD현대중공업 임원이 개입됐다고 주장하며 관련 수사기록을 공개했다. 기자설명회 당시 국방부검찰단에 공개하지 않기로 서약하고 받은 수사기록을 제시하면서 “임원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지시나 관여 없이 군사 기밀을 탈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임원 등 경영진의 개입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소인들은 “HD현대중공업의 임원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에 전혀 개입한 바 없고, 피고소인들이 공개한 수사기록 내용은 국방부검찰단을 통해 입수한 피의자신문조서 일부만 의도적으로 발췌 편집한 것으로, 실제 진술 내용이나 취지에 명백하게 반한다”고 밝혔다.

당시 한화오션이 기자설명회에서 제시한 문답 형태의 수사기록에는 수사관이 “피의자를 포함한 5명의 직원이 (중략) 군 실무자로부터 군사비밀을 받아 열람 후 불법으로 촬영하여 탐지, 수집했으며, 이를 국내 출장 복명서를 통해 열람한 사실을 보고했습니다. 이를 피의자, 부서장, 중역이 결재하였습니다. 맞습니까”로 질문하고, 답변으로 “예”라고 기록돼 있다.

한화오션은 이 내용을 근거로 ‘HD현대중공업의 임원이 개입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지만,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이것이 악의적으로 짜깁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화오션이 공개하지 않은 수사기록에는 수사관이 ‘당시 문서 결재자들이 어떻게 되는가요’라고 질문하고, 피의자는 ‘과장인 저와, 부서장인 000 부장, 중역인 000 수석부장님이 결재를 하셨습니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한화오션이 기자설명회를 열고 일방적으로 짜깁기한 수사 기록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공개해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언론에 드러내 해당 직원들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회사 차원에서도 향후 상응하는 조치들을 취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이 자료열람을 금지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 자료공개 청구 등으로 제한된 자료를 받아 설명회를 진행한 것”이라며 “고소인들이 해당 범죄행위로 조사받을 당시 윗선으로 지목한 중역 등에 대한 자료가 모두 있는 것으로 보임에 따라 해당 자료 등을 모두 공개하고 수사에 협조해 의혹을 하루빨리 해소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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