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와 코픽스 움직임 엇갈려
변동형 금리 비중 42.5%…찾는 차주 늘어
“정부, 고정금리 늘리기 집중…매력도 오를 것”
주택담보대출 고정형과 변동형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차주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은행채 발행 증가로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고정형 금리는 오른 반면 코픽스 하락으로 변동형 금리는 내렸기 때문이다.
2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달 31일 기준 연 3.24~5.86%로, 4월 초 연 3.06~5.70%보다 상하단이 0.16%포인트(p), 0.18%p 올랐다. 신규코픽스 기준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80~6.48%로 4월 초(연 3.90~6.86%) 대비 상단은 0.38%p, 하단은 0.10%p 떨어졌다.
같은 날 기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는 상하단이 각각 0.62%p,0.56%p다. 상단이 1.16%p 차이났던 4월 초와 달리 1% 내외로 격차가 줄었다. 고정형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은행채(무보증·AAA) 5년 만기 금리가 상승한 반면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코픽스는 하락했기 때문이다.
은행채 금리가 상승한 건 은행채가 발행이 증가하면서다. 은행권은 빠르게 늘어나는 대출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채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통상 채권 공급량이 많아지면 채권 가격은 내려가고 금리는 오른다. 지난 달 31일 기준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8%로, 4월 말에는 3.95%까지 올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 은행채순발행액은 10조4996억 원으로 기록됐다. 은행채 순발행액이 10조 원을 넘어선 건 지난해 11월(10조5327억 원) 이후 5개월 만이다. 은행채는 상환액이 신규 발행액보다 많은 순상환 기조를 이어오다 지난달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은행채 순발행액은 4조206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은행채 발행 증가로 대출금리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채 만기 도래 물량이 줄줄이 대기 중인 데다 정부가 7월부터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강화했다. LCR 비율을 높이려면 은행은 현금성 자산을 늘려야 한다.
반면, 변동금리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는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반영된다. 지난달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4%로 지난해 4월 3.44%를 기록한 후 최저치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다시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담대는 통상 고정형이 변동형보다 금리가 높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졌던 지난해부터 변동금리가 더 높은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실제 변동금리를 찾는 차주는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은행권에서 취급한 주담대 중 변동금리 비중은 49.9% 전월(42.5%)대비 7.4%p 증가했다. 변동금리 취급 비중은 올해 들어 △1월 34.1% △2월 34.4% △3월 42.5% 등으로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있고, LCR 규제 정상화되는 만큼 당분간 은행채 발행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정부가 고정금리 상품의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커버드본드 지급보증을 서는 등 여러 유인책을 내놓고 있어 고정금리의 매력도는 떨어지지 않을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