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3년 연속 시상식 참석
호암상 최초로 수상자 특강도 진행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년 연속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대내외적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선대의 ‘사업보국’ 철학을 지속 발전시키고, ‘인재제일’의 가치를 지켜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 회장은 31일 오후 4시 서울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제34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찾아 수상자와 가족들을 격려했다. 이 회장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삼성호암상을 직접 챙기고 있다. 회장 취임 이후로는 두 번째 참석이다. 이날 행사 10분 전에 모습을 드러낸 이 회장은 별다른 대답 없이 곧바로 행사장으로 향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은 취임 이후 무엇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여러가지 두루 보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기존에 경계현 사장이 담당하던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은 올해 신규 인수합병(M&A), 합작법인 설립 계획에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하겠습니다"라고 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 사장은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 관해 "관심 가져다 주셔서 감사하다. 조금만 기달려달라"고 말했다.
삼성호암상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호암 이병철 창업회장의 인재제일·사회공헌 정신을 기려 1990년 제정했다. 학계에서는 삼성호암상이 기초과학·공학·예술·CSR 등 다방면에서 한국의 사회발전 및 한국 학계·예술계의 위상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 회장은 2013년까지는 이 선대회장과 함께 시상식에 참석해왔다. 그러다 이 선대회장 와병 기간인 2015년과 2016년에는 이 회장이 직접 챙겼다. 2017년 이후에는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참석하지 못하다 2022년부터 다시 시상식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삼성호암상에 대한 이 회장의 관심은 각별하다.
2021년에는 국가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자고 직접 제안해 기존에는 1명에게 시상하던 과학상을 △물리·수학 △화학·생명과학 2개 부문으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2021년 4억 원, 2022년 2억 원, 2023년 2억 원 등 3년 연속 개인 기부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인재 격려를 통해 선대의 인재제일 철학을 계승하고, 나아가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동행' 의지를 직접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올해 수상자는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혜란 다윈 미국 뉴욕대 교수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고(故) 남세우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 △공학상 이수인 미국 워싱턴대 교수 △의학상 피터 박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한강 소설가 △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수녀 등 6인이다. 수상자 6명 중 여성이 4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수상자가 나왔다. 호암재단은 올해 시상까지 전체 176명의 수상자에게 총 343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훌륭한 분들을 수상자로 모시게 된 것을 큰 기쁨이자 자랑으로 생각한다"며 “올해 수상자는 여성 수상자가 전체의 3분의 2로 역대 최고인 4명에 이르어 우리 사회의 변화와 발전의 다른 면을 보는 것 같아 반갑다”고 말했다.
30일에는 삼성호암상 제정 34년 이래 처음으로 수상자들이 삼성 임직원 대상으로 특강도 했다. 이수인 교수, 혜란 다윈 교수, 피터 박 교수가 삼성전자, 삼성바이오, 삼성서울병원 등의 임직원 약 3600명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강의를 진행했다.
한편, 시상식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등 삼성 사장단 5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