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달·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지구 궤도를 비행 뒤 귀환했다. 네 번째 시험 비행 끝에 거둔 성공으로 우주선 상용화 여정에 중요한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엑스는 스타십이 중부시간 기준 오전 7시 50분에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의 발사장소 ‘스타베이스’를 떠나 시속 2만5750㎞ 안팎으로 우주궤도를 비행한 후 고도 210km에서 지구궤도를 따라 안전하게 비행했다고 밝혔다.
발사 40분 가량 지난 시점부터 고도를 낮추며 대기권에 재진입, 바다에 착수(스플래시다운)했고 폭발 없이 약 70분간의 여정을 마쳤다. 스타십의 발사체인 ‘슈퍼 헤비’ 로켓도 분리된 후 처음으로 착륙 연소에 성공하고 멕시코만에 연착륙해 발사 후 약 8분 만에 비행 테스트의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
‘스플래시다운’은 우주선이 지구로 귀환할 때 낙하산으로 속도를 줄이면서 바다에 착수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3월 세 번째 시험비행에서 스타십은 48분여간 비행하며 예정된 궤도에는 도달했지만, 대기권에 재진입해 하강하는 과정에서 교신이 완전히 끊겨 공중에서 분해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네 번째 시도에서는 지난 3월과 같은 폭발은 없었다. 하지만 발사 후 약 1시간 후에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기체 일부가 손상됐음에도 인도양 착수에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귀중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 차기 발사를 위한 개발을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고, 머스크는 이날 엑스(X)에 “많은 타일(tile)이 손실되고 플랩(falp·덮개)이 손상됐지만 스타십은 바다에 연착륙했다”면서 “축하한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귀환한 우주선과 발사체를 재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스타십의 발사 비용은 1회당 100만 달러로 기존의 100분의 1 정도로 대폭 절감될 수 있다. 스페이스X의 기존 주력 로켓이었던 팰컨9에서는 기체 일부만 재사용했었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엑스에 글을 올려 “스타십의 성공적인 시험 비행을 축하한다”며 “아르테미스를 통해 인류를 달로 돌려보낸 후 화성으로 나아가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스타십은 미 항공우주국(NASA)이 반세기 만에 인류를 달에 보내려고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3단계 임무에도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