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분위기 반전 위해 조기 총선 선언
기후변화 대응ㆍ우크라 지원 등 약화 우려
대중국 정책에 혼선 빚어질 가능성도
유럽의회 선거는 인도에 이어 가장 많은 유권자가 참여하는 최대 선거다. 유권자만 27개 회원국의 약 3억7300만 명에 달한다. 유럽의회는 EU의 입법기관으로 EU 차원의 예산과 각종 입법안을 승인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선거는 유럽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자리지만 사실상 각국 정치권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강했다.
이날 유럽의회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전체 720석 중 191석(26.53%)을 얻어 유럽의회 내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1차 예측 결과에서는 181석이었으나, 개표가 먼저 끝난 회원국 집계 결과 등이 반영되는 과정에서 예상 의석수가 더 늘어났다. 최종 개표 결과 소폭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제1당 지위는 유지할 전망이다.
반면 제2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135석(18.75%)을 차지, 의석 비중이 현 의회(19.7%)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제3당인 중도 자유당그룹(Renew Europe)은 현재 102석(14.5%)에서 크게 줄어든 83석(11.53%)에 그칠 것으로 점쳐졌다.
특히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등 주요국에서 극우를 포함한 우파 정당이 약진하면서 사실상 지금까지 중도파가 이끌던 EU 정치 지형의 대격변을 예고했다.
독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독일 출구조사에서 보수 성향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29.5%의 득표율로 1위를 기록하고, 극우 독일대안당(AfD)이 16.5%의 득표율로 2위에 올라섰다. 반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PD)은 AfD에 밀려 3위를 기록하는 등 ‘신호등’ 연립정부에 속한 정당 3곳 모두 2019년 대비 득표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EU의 각종 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기후변화 정책이 수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등을 포함한 다수의 친환경 법안이 재검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비롯한 국방정책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강경 우파 정당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군사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극우 세력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이나 무기 지원에 대해서는 반대해왔다.
무역정책에서는 자국중심주의가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극우 정당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중국 정책에는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민족주의 정당들이 중국 때리기에 적합하지만, 일부 극우세력은 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로 보상을 받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