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전체 코스피의 20%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연초 이후 상승률이 미미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다음 달부터 삼성전자 2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되면 코스피 지수가 하반기 강한 우상향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14일까지 국내 대표 곱버스 상품인 ‘KODEX200선물 인버스 2X’ 상장지수펀드(ETF)를 3024억 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360억 원), 기관(-274억 원) 모두 매도세인 반면 홀로 매집에 나선 상황이다.
개인들은 ‘KODEX200선물 인버스 2X’ 이외에도 ‘KODEX 인버스(359억 원),‘TIGER 200선물 인버스 2X (53억 원)’,‘TIGER 인버스‘ (12억), ‘KBSTAR 200선물인버스2X(10억 원)’등을 사들이고 있다.
이들 ETF는 인버스 상품의 가격 변동폭을 최대 2배까지 내는 상품이다. 예를 들어 코스피 지수가 10% 하락하면 2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3일과 14일 이틀 연속 연고점을 기록해 2750선에 안착하면서 지수가 고점에 달했고, 앞으로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인들은 코스피 연고점이 시작되던 지난 13일 하루에만 KODEX200선물 인버스 2X를 1645억 원 넘게 사들였다. 이는 코스피 종가가 3013.25를 기록했던 2021년 11월 22일(2418억 원) 이후 일일 기준 최대규모다.
KODEX200선물 인버스 2X가 2016년 9월 상장된 이래 역대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가 1600억 원을 돌파한 경우는 2020년 3월부터 2021년 11월에 몰려있다. 코로나19로 증시가 폭락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대거 곱버스 매수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하락장 베팅은 수익률로 이어지진 못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의 6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7.5%이며, 다른 2개의 곱버스 상품들도 평균 7%대 하락률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이 하락장에 거는 기대와는 달리 오랫동안 소외됐던 코스피 지수가 연고점을 향후에도 찍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코스피 지수의 상반기 수익률이 글로벌 증시의 강세 속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정부가 연초 발표한 이후 정체됐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본격적으로 상법 개정 시동이 걸린 점도 코스피 상승에 추진력을 더하는 부분이다.
다음 달 초에는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발표도 남아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최근 주가는 올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레거시 판가 상승으로 이익 전망치를 상향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수익률은 각각 2%와 57%를 기록 중이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양호한 실적과 엔비디아발 인공지능(AI) 열풍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소외됐던 점을 고려하면 하반기 강한 반등세를 보이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73조3907억 원, 8조2029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60조 원, 6685억 원을 기록한 점과 비교하면 극적인 호실적을 보일 전망이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1127%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