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주담대 고정금리 2%대
인뱅은 여전히 3%대 유지
당국 주담대 편중 비판에 ‘눈치’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여전히 연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혼합(고정)금리는 연 3.546~5.072%, 연 3.40~5.55%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3년 3개월 만에 2%대로 내려온 것과 대비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2.93~5.56%로, 지난달(연 3.25~5.58%)보다 상하단이 각각 0.02%포인트(p), 0.32%p 떨어졌다.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주담대 갈아타기 상품 금리도 시중은행보다 높다. 인터넷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갈아타기 금리는 카카오뱅크가 연 3.536~3.907%, 케이뱅크는 연 3.40~5.55%로 집계됐다. 5대 은행(연 3.37~3.513%)보다 상·하단 모두 높았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편중 현상을 비판하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은 금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주담대 공급을 늘려왔다. 인터넷은행의 1분기 주담대 잔액은 31조3960억 원으로 지난해 말 26조6260억 원에서 3개월 만에 4조7700억 원 불어났다. 1년 전인 지난해 1분기(16조7400억 원)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이에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중심 영업은 인가 취지에 어긋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은 13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인터넷은행의 수익성이 은행과 차별화되지 않은 영역인 주담대에서 나오는 게 본래 취지와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정우현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장도 이 자리에서 “다른 은행이 심사하고 이자 잘 내고 있는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뺏어오는 영업은 저희가 생각한 혁신, 포용과 거리가 있다”면서 “주담대에 편중된 영업 행태를 고쳐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주담대 등 가계대출의 비중을 늘리지 못하면서 인터넷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내려가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정기예금 ‘코드K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연 3.50%로 지난달 초(연 3.55%)보다 0.05%p 떨어졌다. 같은기간 카카오뱅크의 ‘카카오뱅크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연 3.40%에서 연 3.30%로 0.1%p 내렸다.
이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3.50%와 비슷한 수준으로, 시중은행 금리보다 낮다. 우리은행의 ‘원(WON)플러스 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3.55%,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과 ‘NH왈츠회전예금 II’의 1년 만기 금리는 각각 연 3.55%다. 자유적립식 적금금리는 5대 은행이 연 3.75~8.0%인 반면 인터넷은행은 연 3.50~4.20%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수신 상품 금리의 경우 주담대뿐만 아니라 여신 자산의 규모와 부실 등을 종합적으로 보기 때문에 주담대 하나만으로 내려간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수신이 계속 늘고 있어 예금으로 무리해서 자금 조달할 요인이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