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토론 참패 후 지지자 결집한 듯
팽팽한 결과에 경제 전망 더 불투명해져
토론서 제기된 경제문제 책임 소재도 불명확
바이든, 사퇴 압박에도 재선 강행 의지 피력
3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 여론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티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TV토론을 전후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토론 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6%로, 토론 전인 20~25일의 44%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44%를 웃돌았다. 모닝컨설트의 28일 조사에서도 바이든과 트럼프 지지율은 각각 45%와 44%로 막상막하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 참패 후 사퇴 압박을 받자 지지자들이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로 인해 경제 전망이 한층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토론에서 압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달러 약세를 선호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그가 당선되면 그간 달러 강세를 용인해 온 바이든 정부의 정책이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4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에 사상 최고로 치솟자 “대재앙”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달러 강세가 계속되면 외국에서 미국산이 비싸져 제조업이 경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 1기 시절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내걸고 자국 제조업 부활을 강조했던 만큼 재선한다면 같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비롯해 감세 확대 정책 등 그가 공약한 경제 정책을 두고 시장에선 인플레이션 재연이나 금리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브랜디와인글로벌인베스트먼트의 아누지트 살린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후보의 경제 정책은 달러 약세를 필요로 하지만, 오히려 달러 강세를 재촉하는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대선 승리를 위해 선심성 공약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그는 4월 대규모 학자금 대출 탕감을 재추진했다. 각종 설문에서 2030 세대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데 따른 조처다. 그러나 연방법원 판사들이 바이든 정부의 이러한 계획에 제동을 걸면서 현재는 일시 중단된 상황이다.
TV토론에서 나왔던 경제 문제에 대한 책임 소재 논쟁도 시장을 더 혼란스럽게 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인플레이션을 놓고 바이든을 비난했지만, 그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과 우크라이나 전쟁이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라며 “또 바이든은 트럼프 시절 모든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말했지만, 그것도 공평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TV토론 후 거세진 후보 사퇴 압박에도 재선 레이스를 끝까지 치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한 모금 행사에서 “나는 토론으로 인한 우려를 알고 있다. 좋은 밤을 보내지 못했다”면서도 “스스로 이길 수 있다고 믿지 못하면 그때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부인인 질 바이든 역시 “남편에게 (토론) 90분으로 (임기) 4년을 정의하도록 우리가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