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전‧유상증자 등으로 자금 마련…2026년 美 임상 1상 목표
에이비엘바이오가 2025년까지 4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해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에 집중한다. 내년까지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준비해 2026년 미국에서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3일 오전 열린 ‘이중항체 ADC 개발 전략과 파이프라인 데이터 공유’를 위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기술료‧기술이전‧유상증자를 통해 이중항체 ADC 개발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것”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인 이중항체 ADC 시장을 선점해 차세대 ADC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이중항체 ADC를 점찍었다. 이중항체는 ADC에 쓰이는 단일항체 대신 항원 2개에 동시 작용하는 이중항체를 사용하는 ADC다. 단일항체 ADC 대비 높은 효능과 안전성, 편의성, 확장성이 강점이다.
현재 글로벌에서 개발 중인 ADC는 대부분 인간표피성장인자 수용체2(HER2), 영양막세포 표면항원2(TROP2) 등 일부 표적항체만 활용한다. 반면 이중항체 등 다중항체를 활용한 ADC 개발은 초기 단계다. 아직 승인된 치료제가 없고 대부분 파이프라인이 초기 임상 개발 단계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토퍼아이소머라제(Topoisomerase)I 억제제 페이로드(저분자화합물)를 적용한 이중항체 ADC와 신규 표적 단일항체 ADC를 개발하고 있다.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인 ABL206, ABL209, ABL210의 적응증은 폐암, 췌장암, 난소암, 식도암 등 고형암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ADC 개발을 위해 총 4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한다. 자금은 최근 유상증자로 확보한 1400억 원과 사노피, 유한양행 등 기존 파트너십으로 내년 받을 기술료 600억 원, 올해 그랩바디 플랫폼을 기술이전 해 확보할 기술료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에이비엘바이오는 올해와 내년 최소 1개 이상의 신규 후보물질을 기술이전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에 대해 그동안 글로벌 빅파마와 많은 미팅을 했고 현재 본계약 전 단계인 텀싯 단계”라며 “올해 최소 1개의 기술이전이 확보된 상황으로 내년까지 추가 기술이전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그리는 이중항체 ADC 로드맵은 2026년 미국에서 3개의 후보물질이 동시에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중항체 ADC 시장이 초기인 만큼 공격적으로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40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하면 회사의 재정이 안정되기 때문에 이중항체 ADC 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며 “미국 법인에는 ADC 전문 연구인력도 영입할 계획이다. 자금은 ADC 개발에만 사용해 2026년 미국에서 임상 1상 진입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는 “ADC를 개발하지 않았다면 유상증자는 필요 없었다. 그러나 많은 글로벌 빅파마가 ADC를 개발 중이고 작년 글로벌 빅파마의 기술이전이나 인수합병을 살펴봐도 ADC 비중이 컸다. 유상증자 없이도 개발할 수 있지만 3개 물질을 동시에 개발하기 위해 했다. 회사는 이중항체 ADC 개발을 통해 최대 4조 원의 기업 가치를 낼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