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혁 삼성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이 3차원(3D) D램 개발 현황에 관해 “열심히 해야죠”라고 말했다. 송 사장은 현재 삼성전자의 3D D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초기 버전 공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3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4’에서 기자들과 만나 “D램도 결국 낸드처럼 3D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3D D램은 저장공간(셀)을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아 만든 메모리다. D램 완제품을 여러 개 쌓은 고대역폭 메모리(HBM)와는 차이가 있다. 기존 D램 구조와 비교해 셀을 더 많이 넣을 수 있고, 전류 간섭 현상이 적어져 효율성이 높다. 3D D램의 기본 용량은 100Gb(기가비트)로 현재 가장 용량이 큰 D램(36Gb)의 세 배에 달해 이른바 ‘꿈의 메모리’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반도체 미주총괄(DSA)에 'R&D D램 패스파인딩' 조직을 만들고, 3D D램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송 사장이 직접 이끌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엔 미국 마이크론에서 3D D램 전문가로 꼽히는 이시우 부사장을 영입해 내실을 강화하기도 했다.
차세대 제품으로 꼽히는 6세대(1c) D램 양산 계획에 관해서도 송 사장은 “계속 열심히 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송 사장은 이날 ‘더 나은 삶을 위한 반도체 혁신’이라는 주제로 기조 강연을 했다. 그는 현재 AI의 기술 속도가 자동차, 전화기 등 다른 기술보다 현저히 빠르다고 강조했다.
송 사장은 “처음으로 기술이 나오고 5000만 명의 사용자가 될 때까지 걸린 시간을 보면, 자동차는 62년, 전화기는 50년, 인터넷은 4~7년 정도인데, AI는 놀랍게도 1년이 채 안된다”며 “(그만큼) AI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도체 기술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파괴적인 혁신이 중요하다고 했다.
송 사장은 “혁신은 어느 순간 툭 나오는 게 아니고 수십 년, 수백 년 누적된 실패를 바탕으로 나온다”며 “미래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가 (혁신의) 파도의 앞 부분에 타 있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