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재추진 가능성 커지자, 공격적 투자
오아시스, 11번가 인수 검토...물류 강점, 오픈마켓에 이식
새벽배송을 주 사업 영역으로 하는 컬리와 오아시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컬리는 신사업과 배송권역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고 오아시스는 오픈마켓 사업을 영위하는 11번가 인수를 검토 중이다. 기업공개(IPO) 재추진 가능성이 커지자 공격적인 투자로 체급 불리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8일부터 하루배송 서비스 권역을 제주도로 넓힌다. 하루배송은 밤 11시 이전 주문시 익일 오후 10시 전에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컬리는 제주시, 서귀포시 등 도내 밀집지역에서 하루배송을 시작한 뒤 향후 제주 전 지역을 배송 권역으로 삼을 예정이다.
컬리는 이달부터 새벽배송(샛별배송) 권역을 호남으로 확대했다. 샛별배송 서비스 지역은 전라남도 여수, 순천, 광양이다. 그간 이 지역은 하루배송만 가능했으나 이제는 밤 11시 전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8시 전에 상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컬리는 2015년 수도권을 중심으로 샛별배송 서비스를 시작 후 서비스 권역을 꾸준히 넓혀오고 있다.
이와 함께 컬리는 최근 컬리나우를 론칭하며 퀵커머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신선식품, 생활필수품, 화장품 브랜드 등 총 5000여개 상품을 주문하면 1시간 내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서비스 가능 지역은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다. 컬리는 연내 서울 내 지역을 중심으로 퀵커머스 권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또 다른 신선식품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는 11번가 인수를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오아시스는 최근 11번가 재무적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에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오아시스는 회사 주식 일부와 관계사인 물류업체 루트(구 실크로드)의 신주를 11번가 지분 100%와 맞바꾸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11번가를 시장에 내놨다. 매각 희망액은 5000억 원~6000억 원대다.
IB업계 관계자는 “오픈마켓의 인기가 떨어진 이유는 물류 경쟁력을 들 수 있다”며 “오아시스의 물류 강점을 11번가에 적용시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판단이 깔렸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컬리와 오아시스의 움직임을 두고 업계는 IPO 재추진 가능성이 커지자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으로 본다. 컬리는 올 1분기 사상 첫 영업이익을 내자 IPO 재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상장 주관사 등과 협의해 좋은 시점에 IPO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오아시스 역시 IPO일정을 구체적으로 잡지 않았지만 증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두 업체는 작년 증시 상황 등의 이유로 IPO를 철회한 바 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수요가 컸던 호남권과 제주도로 배송 권역을 넓힌 컬리는 지금보다 매출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오아시스도 11번가의 커머스 능력을 흡수, 신선식품 판매 등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