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안전보건 리더회의 개최…"건설사 경영상 어려움, 안전 투자 저하 우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9일 건설사 대표들과 만나 “안전에 대한 투자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건설업 안전보건 리더회의’에서 “최근 건설 수주 급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따른 자금 조달 여건 악화 등으로 건설사의 경영상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로 인해 건설사의 안전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회의는 최근 전반적인 건설업 중대재해 감소세에도 최근 주요 건설사 시공현장에서 중대재해가 잇달아 발생함에 따라 건설업계에 산업재해 사망사고 감축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용부에 따르면, 1~5월 누계 건설업 사고사망자 수는 2022년 129명에서 지난해 117명, 올해 110명으로 줄었으나 공사금액 800억 원 이상 사업장에서는 지난해 10명에서 올해 18명으로 증가했다.
이 장관은 “모든 건설사에서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대형 건설현장에 사망사고가 집중되는 것은 여전히 경영자의 노력이 현장을 바꾸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장의 안전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해 경영자의 안전에 대한 의지가 현장에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청과 마찬가지로 협력업체도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고, 이로 인해 무리하게 공사 기간을 단축하거나, 작업 방식을 변경하려는 유인이 커지고 있다”며 “협력업체가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작업하고 있지 않은지, 안전수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적정한 공기 연장이나 설계 변경 등 합리적인 요청에는 귀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의사소통 어려움으로 외국인 근로자 중대재해가 잇따르고 있는 데 대해선 “외국인 근로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위험 작업별 안전조치를 영상과 그림 등을 활용한 비언어적 기반 교육으로 제공하고, 떨어짐, 끼임 등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장소는 그림, 기호를 활용한 안전 표지판을 부착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디엘이엔씨 등 13개 건설사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와 올해 사망사고가 없었던 제일건설, 대방건설이 안전관리 사례를 발표한 후 참석자들이 효과적인 중대재해 감축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