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적절치 않아...사과해야”
장동혁 “친윤과 元이 주도”
尹 순방 때마다 당 카오스
김건희 여사가 1월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낸 문자 전문이 공개되면서 ‘친윤(친윤석열)’과 ‘친한(친한동훈)’ 간 내분이 격화되고 있다. 친윤계는 한 후보의 무응답이 김 여사의 사과를 막아 총선 패배를 불러왔다는 입장인 반면, 친한계는 “친윤계 공작”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때 마다 당내 불협화음이 불거졌던 점을 들어 “'공군 1호기(대통령 전용기)'의 과학이 작동하기 시작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9일 친윤계 인사들은 한 후보를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원조 친윤계로 분류되는 권성동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전당대회가 정상 궤도로 수정되려면 문자에 대한 진실 공방이 아니라 한 후보의 사과 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당 총선백서 특별위원회(특위) 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김 여사가) 사과를 진정성 있게 했다면 우리가 20석 이상은 더 가져왔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기현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거듭된 판단 오류에 대해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이니 국정농단이니 하며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은 집권 여당 당 대표를 하겠다는 분의 자세로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비판했다.
지난 총선 당시 공천 문제로 국민의힘을 탈당했던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공천관리위원이 아닌 한동훈 후보의 일부 측근들이 비례대표 후보 검증이나 선정 작업에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원희룡 후보 역시 지난 총선 당시 한 후보가 친·인척과 공천을 논의했다는 주장을 제기한 바 있다.
반면 대표적 친한계 의원인 장동혁 최고위원 후보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문자 논란’을 주도한 이들이 친윤 인사와 원희룡 후보 캠프라고 지목했다. 장 후보는 “지금 언론의 보도와 여러 거론되고 있는 분들의 실명, 특정 캠프의 대변인이 나와서 여러 이야기를 하는 걸 보면 어떤 분들이 뒤에 있는지도 국민들께서는 예상이 가능하실 것”이라고 했다.
당 전당대회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자 국민의힘에서는 “순방 불변의 법칙이 또 시작됐다”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나갈 때마다 당내 불협화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13일 김기현 전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사퇴했을 당시 윤 대통령은 국빈 방문차 네덜란드에 있었다. 윤 대통령이 귀국하기 전까지 김 전 대표에게 결단을 내려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는 후문도 전해졌다. 지난 3·8 전당대회를 앞둔 2022년 1월 중순 나경원 의원 당대표 불출마를 요구하는 연판장 사태가 일어났을 당시 윤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중이었다.
현재 윤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2024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그것(윤 대통령 외교)보다 주목도가 높은 것은 고위관계자가 ‘우리는 전대 관여 안 한다, 끌어들이지 마라’”라며 “‘대통령 없는 사이에 일이 벌어질 거다’라는 식으로 하는 건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