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태사는 한미동맹 대들보...전장 지배하는 사령부 될 것 확신"
-10일부터 본격 나토 정상회의 일정
'안보 순방'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찾아 "인태사령부는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지원하고, 한반도 유사 시 미 증원 전력의 전개에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한미동맹의 대들보"라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의 결속을 과시하는 동시에 북러의 군사 협력은 비판하면서 사실상 북러의 밀착외교에 경고장을 던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위치한 인도·태평양사령부(인태사령부)에서 사무엘 파파로 사령관과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지속적인 도발이 한반도와 역내 안보를 해치고 있다"며 "어느 때보다 확고한 연합방위 태세가 긴요하며 이를 위한 인태사령부의 역할은 막중하다"고 밝혔다.
인태사령부는 지구 총 면적의 52%(약 1억 평방마일)에 해당하는 인태 지역을 관할한다. 미국 6개 지역별 통합 전투사령부(북부·남부·인도태평양·유럽·중부·아프리카) 중 가장 넓은 지역을 책임진다. 통상 인태사령부의 작전 반경은 '폴라베어 투 펭귄, 할리우드 투 발리우드(Polar bear to penguin, Hollywood to Bollywood. 북극에서 남극까지, 미국에서 인도까지)로 표현된다. 그만큼 작전 반경이 넓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에 주둔하는 주한미군 역시 포함된다. 한반도 안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인태사령부를 방문한 것은 29년 만으로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1981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 1995년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한 바 있다. 특히 태평양사령부가 2018년 인태사령부로 개편된 이후 방문한 우리나라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처음이다.
이날 윤 대통령은 파파로 사령관에게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한 뒤 한반도 및 역내 주요 안보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작전센터로 이동해 작전 현황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한미 군사당국 간 더 긴밀한 공조를 강조했다. 특히 파파로 사령관이 주먹을 쥐며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 같이 갑시다)"라고 외치자 윤 대통령도 주먹을 쥐며 "위 고 투게더"라고 화답했다.
인태사령부 장병 200여 명을 만나 격려의 메시지도 전했다. 윤 대통령은 "장병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이 강력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그리고 국제사회 연대를 이끄는 진정한 힘"이라며 "여러분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태사령부가)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지원하고,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 전력의 전개에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한미동맹의 대들보"라며 "현직 대통령으로서 29년 만에 인태사령부를 방문한 것은 엄중한 국제정세와 한반도 안보 상황 속에 철통 같은 한미동맹과 우리의 연합방위태세를 확고히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러시아와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군사, 경제 협력을 강화한 점 등을 비판하며 "이러한 무모한 세력으로부터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 경제적 번영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힘과 함께 가치공유국 간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공고한 공약과 협력에 토대를 둔 강력한 능력이야말로, 규범에 기반한 역내 질서를 굳건하게 수호하는 원동력이고, 그 근간에 인태사령부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파파로 사령관님의 지휘 지침이 'Prevail(압도적 승리)!'라고 알고 있다. 인태사령부가 늘 전장을 지배하고 승리하는 사령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인태사령부 방문이 한국와 미국의 결속을 과시하고, 한미동맹을 한 단계 제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0일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본격적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에 들어간다. 나토 회원국과의 릴레이 양자 회담, 인도·태평양 4개국 파트너(IP4.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회의, 나토 정상회의 본회의 일정 등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