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무구조도, 10월 말까지 제출한 은행ㆍ지주사에 ‘컨설팅 제공ㆍ임원 제재 면제’

입력 2024-07-11 12:00수정 2024-07-1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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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운영 참여 은행·지주, 임직원 비리 나와도 제재 면제 가능
미참여해 컨설팅 안 받고 책무구조도 미흡하면 곧바로 ‘제재’
중대성 등 판단하는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 제재 운영지침 마련
8월 말까지 업권별 협회 통해 의견 수렴…지침 최종 확정 예정

금융당국이 올해 10월 말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은행과 지주회사를 대상으로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을 실시한다. 이 기간에는 임직원에 관리의무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법령을 위반해도 제재조치를 감경하거나 면제하기로 했다. 또, 시범운영에 참여하는 금융회사의 책무구조도에 한해 금융감독원이 직접 컨설팅도 제공한다.

11일 금융당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책무구조도 시범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책무구조도를 제출해 내부통제 관리체계를 적극적으로 도입·운영하는 금융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을 희망하는 금융사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올해 10월 말까지 금감원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면 된다. 제출한 날로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내부통제 등 관리조치를 시범운영하게 된다. 법정 제출기한이 가장 빨리 도래하는 은행과 지주사를 대상으로 우선 실시한다.

금감원은 시범운영 기간 중 금융사가 제출한 책무구조도에 대해 점검 및 자문 등 컨설팅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금감원 검사국 내 팀들이 제공하는 컨설팅을 받지 않은 채 법정기한에 맞춰 책무구조도를 제출하면 책무의 배분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 곧바로 위법행위로 인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먼저 시범운영에 참여해 감독당국의 컨설팅을 받는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범운영 기간 내부통제 관리의무 등이 완벽하게 수행되지 않아도 지배구조법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을 예정이다. 책무구조도에 기반을 둔 내부통제 관리체계의 시범운영을 하는 과정에서 소속 임직원의 법령위반 등을 자체 적발·시정한 경우 관련 제재조치에 대해서는 감경 또는 면제한다.

이는 금융사의 책무구조도 도입 시기를 법정기한인 내년 1월 3일보다 앞당기려는 조치다. 앞서 이달 3일부터 시행된 금융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금융회사의 대표이사 및 임원은 최초로 책무구조도를 제출한 이후부터 본인의 책무와 관련해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관리조치를 이행하지 않는 등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위반한 임원 등은 신분제재를 부과받을 수 있다. 금융사에서는 제재에 대한 우려 등으로 책무구조도를 미리 도입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김 부원장보는 “조금이라도 (금융사들이) 책무구조도를 빨리 제출해서 내부통제가 강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10월 31일까지 제출해야 인센티브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내부통제 인력 충원하거나 교육하면 ‘상당한 주의’ 인정”…제재 운영지침 발표

(자료제공=금융위원회)

이날 금융당국은 ‘내부통제 관리의무 위반 관련 제재 운영지침’도 발표했다.

향후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제재 및 감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주요 고려요소와 기준을 정한 가이드라인이다. ‘어디까지가 제재 대상인지’를 금융사에 알려주기 위해 마련됐다.

개정 지배구조법은 임원 등이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위반하면 신분 제재를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이때 위법행위의 발행 경위·정도·결과와 임원 등의 상당한 주의 여부 등을 고려해 제재조치를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위법행위의 중대성’과 ‘상당한 주의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안내가 운영지침의 주요 내용이다. ‘위법행위의 중대성’을 고려하는 요소로는 위법행위의 발생 경위·정도와 위법행위의 결과 등 2가지를 꼽았다. 과거 사모펀드·파생결합펀드(DLF)사태 등에 대한 기관 제재 사유, 검사사례 분석 등을 토대로 8개의 세부 판단기준을 제시했다.

발생 경위 및 정도와 관련해 위법행위가 임원 등의 조장·방치 등에 기인했는지와 장기간 반복적으로 발생했는지 등 원인과 양태 등의 관점에서 고려한다. 위법행위 결과와 관련해서는 대규모 소비자 피해 발생 여부, 금융사의 건전한 경영에 대한 중대한 저해 여부 등 결과의 중대성 등을 따진다.

‘상당한 주의 여부’는 예측 가능성과 결과 회피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예측 가능성은 해당 업무에 적합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금융회사의 임원에게 요구되는 주의 수준을 기준으로 위법행위 등 결과 발생에 대한 예측이 가능했는지를 살핀다. 결과 회피 여부는 위험요소에 대한 파악 여부·내부통제 등의 개선 노력 등 4가지 주요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법행위 등을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실효성 있는 관리 조치를 했는지를 판단한다.

예컨대 내부통제 관련 부서의 인력·조직을 조정하고 관련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내부통제를 개선하려는 노력과 성과가 있는 경우, 임원 등이 위법행위를 방지하려는 조치 중 하나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한다.

금융당국은 운영지침에 따라 일차적으로 위법행위 고려 요소를 살피고 중대한 위법성이 인정될 경우, 직접 당국이 책임규명 절차를 개시한다. 실제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도 검사 과정에서 임원 등이 관리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음이 확인된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 ‘중대하다’고 판단되지 않은 경우, 감독당국의 제재가 아닌 금융회사 자체 조사·징계 등을 통해 조치하게 된다.

이차적으로는 상당한 주의 여부와 그 수준을 따진다. 최종조치 수준은 이 두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8월 30일까지 금융권별 협회를 통해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한 후 운영지침을 확정한다.

(자료제공=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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