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수주로 반전 꾀했지만 실패
“우리가 바라지 않던 메시지가 유럽에 전달돼”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전력공사(EDF)가 체코 입찰에서 패배하면서 중요한 시기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프랑스 전력공사(EDF)는 이번 입찰을 따냄으로써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유럽의 관심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특히 최근 진행 중인 원전 사업들이 어려움을 겪은 터라 EDF는 반드시 체코 수주를 따야 하는 상황이었다. 일례로 프랑스에 건설 중인 플라망빌 차세대 원자로 프로젝트는 비용이 애초 30억 유로(약 4조5300억 원)로 책정됐지만, 2022년 말 기준 132억 유로로 불어나면서 완공이 10년 이상 지연되고 있다. 같은 이유로 영국에서 진행 중인 힝클리포인트 C 원전 역시 가동 시점이 애초 목표인 2017년에서 2029년까지 밀린 상황이다.
익명의 EDF 소식통은 “우린 이 프로젝트에 기대를 걸고 있었다”며 “그러나 불행히도 비용이라는 현실이 어떠한 정치적 수사보다 컸고, 유럽 나머지 지역에 보내진 메시지는 우리가 바랐던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EDF가 지금의 위기를 탈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무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소식통은 “지금의 캐파 문제를 고려할 때 회사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고 느껴지는 도전을 제안했다”며 “너무 성급했다”고 짚었다.
콜럼버스컨설팅의 니콜라스 골드버그 부국장 역시 “한국은 특히 가격 측면에서 많은 것을 얻었고, 아부다비(원전)는 잘 운영되고 있다”며 “반면 EDF는 아직 테스트 되지 않은 새로운 모델을 제안했는데, 진짜 도박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EDF의 해외에서의 역할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들이 과연 수출할 수 있을지에 큰 물음표가 붙는다”고 덧붙였다.
총선에서 패배한 마크롱 대통령은 원전 세일즈마저 밀리면서 원전 산업 부흥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결과는 10년간 프랑스, 핀란드, 영국 원전 사업에서 건설 지연과 비용 초과에 직면해 온 프랑스 원전 산업에 새로운 좌절을 안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