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정이삭 감독, 재난영화 ‘트위스터스’로 美서 흥행 돌풍…“오펜하이머 수준”

입력 2024-07-2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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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개봉 첫주 사흘간 수입 1000억여 원 추산
역대 자연재해 영화 중 최고 성적 거둘 듯
첫 상업영화 데뷔작…남녀노소 두루 호응
‘기후변화’ 언급 無…비정치색도 인기 요인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11일(현지시간) 개최된 영화 ‘트위스터스’ 시사회에 (왼쪽부터) 배우 글렌 파월, 정이삭 감독, 데이지 에드거 존스, 앤서니 라모스가 참석해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LA(미국)/AFP연합뉴스

독립 영화 ‘미나리’로 전 세계적 찬사를 받은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45)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 ‘트위스터스’가 북미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첫날 개봉 성적이 세계적 거장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와 맞먹는 수준이다. 정 감독이 자연재해를 소재로 한 영화 중 최고 흥행작이라는 또 다른 역사를 쓸 것이라는 기대도 고조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미 영화 흥행수입 집계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는 전날 개봉한 트위스터스가 하루 동안 3220만 달러(약 448억 원)의 티켓 수입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작년 비슷한 시기 개봉한 놀런 감독의 작품 오펜하이머의 첫날 기록 3300만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 할리우드리포터는 트위스터스의 개봉 첫날과 주말을 합친 사흘간의 오프닝 수입을 7460만 달러(1038억 원)로 추산했다. 이 예상이 맞다면 할리우드 역대 자연재해를 소재로 한 영화 중 개봉 첫주 최고 수입을 올린 영화가 된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않은 금액 기준으로 현재 최고 수입 자연재해 영화는 2004년 개봉한 ‘투모로우(첫주 6874만 달러)’다.

트위스터스는 1996년 개봉해 세계적으로 흥행한 재난영화 ‘트위스터’의 속편으로 오클라호마 평원에서 토네이도에 맞서는 내용을 담았다.

정 감독은 2020년 연출해 개봉한 ‘미나리’가 이듬해 아카데미(오스카상) 감독상과 각본상, 여우조연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할리우드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당시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안았다. 이어 약 3년 만에 정 감독은 블록버스터급 영화로도 화려한 출발을 알린 것이다.

▲미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트위스터스’의 포스터. AP연합뉴스

트위스터스의 흥행 요인으로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자연재해에 따른 높은 관심도와 함께 남녀노소 관객들에게 고르게 호평을 받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영화평론사이트 로텐투모즈에 따르면 트위스터스의 비평가 점수는 77%로 평범한 수준이지만 관객 점수는 92%로 훨씬 높다.

또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 정치 열기가 뜨겁지만 영화가 정치색을 띠지 않은 것도 영화관으로 관객들이 몰려들게 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실제 2시간 2분 분량의 상영 시간 동안 대선 주요 이슈중 하나인 ‘기후변화’가 언급되지 않는다. 영화가 특정 메시지를 앞세운다는 느낌을 주지 않기 위해 정 감독이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전해졌다.

한편 트위스터스에는 정 감독 외에도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참여했다. 할리우드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다. 또 할리우드 유명 제작자이자 감독인 프랭크 마셜이 프로듀서를 맡아 제작을 지휘했다. 스타워즈 제작사 루카스필름의 캐슬린 케네디 사장이 남편인 마셜에게 정 감독을 추천한 것이 트위스터스의 메가폰을 잡게 된 계기가 됐다. 한국에서는 내달 14일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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