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가 제대군인 출신의 정년 퇴직자를 촉탁 계약직으로 재고용해 헝가리 양극재 공장에 파견한다.
에코프로는 최근 창사 이래 첫 정년퇴직한 박종광 에코프로비엠 포항설비 수석을 촉탁 계약직으로 전환해 헝가리 공장에 파견한다고 5일 밝혔다.
에코프로는 유럽 시장 공략을 목표로 헝가리 데브레첸에 연산 5만4000톤(t) 규모의 공장을 건설 중이다.
촉탁 계약직이란 정년 퇴직자의 전문성을 살려 회사에서 더 일할 수 있도록 계약직으로 전환해 고용을 연장하는 제도를 말한다.
박 수석은 1986년 육군 3사관학교에 입학해 장교로 근무하다가 1998년 대위로 전역했다. 군 전역 후 중소 건설회사와 방위산업체 등에서 일하다가 2009년 3월 에코프로비엠의 충북 오창 양극재 공장(CAM 1) 생산팀 조장으로 입사해 15년간 근속했다.
제대군인 출신인 박 수석은 2008년 건설된 충북 오창 양극재 공장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공장은 에코프로가 삼성SDI에 공급하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를 처음으로 양산했던 곳이다. 박 수석은 초창기 설비 디자인과 공정 안정화 업무를 담당했다.
박 수석은 “CAM 1 직원들과 땀 흘리며 제조한 NCA 첫 양산품 생산 후 출하할 때, 설비기술팀에서 근무했다”며 “동료들과 함께 공장 설비 디자인부터 설치까지 직접 참여해 설비를 안정화하고 정상 가동을 한 순간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지난해 정년 퇴임 후 어디에서 무엇을 하면서 지낼까 고민하다가 헝가리 공장 착공을 보면서 헝가리에서의 생활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가족들과 상의하는 과정에서 부인과 두 아들의 반대를 맞닥뜨렸지만, 가족들도 결국 박 수석의 뜻을 받아들였다.
박 수석은 임직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당부를 남겼다.
“이차전지업계 최고봉인 에코프로 회사명만 들어도 기분 좋고 주변 지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자부심을 갖고 업계 최정상의 위치를 놓치지 않도록 절차탁마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임직원 여러분 고맙고 사랑합니다.”
박 수석은 군 제대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도 “사회는 만만치 않다. 준비 없이 나오면 실패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군에서는 내가 말하면 부대원들이 챙겨주는데 사회는 내가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