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중국산 셀ㆍ모듈 공급 과잉 지속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은 가격 프리미엄 유지
국내 태양광 업체 ‘빅2’인 한화솔루션과 OCI홀딩스가 올해 2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반기 실적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전망을 내놨다.
OCI홀딩스는 5일 올해 2분기 실적 설명회를 열고 매출 9499억 원, 영업이익 895억 원을 각각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태양광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말레이시아 자회사(OCIM)가 2분기 90% 이상의 안정적인 가동률을 기록하며 1분기 대비 48.4% 증가한 55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면 한화솔루션은 2분기 107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보다 적자 폭이 크게 줄었지만, 2분기 연속 적자다. 미국 내 중국산 태양광 셀·모듈의 공급 과잉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다만 하반기를 바라보는 두 회사의 전망은 다소 차이를 보인다. 미국 정부가 동남아시아를 우회해 들어오는 중국산 셀과 모듈에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다.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미국이 수입하는 셀·모듈의 85%는 동남아산으로, 중국계 기업이 미국 정부의 제재를 피하고자 동남아를 통해 우회 수출한 물량으로 추정된다.
미국 정부는 6월부터 동남아를 우회해 들어오는 중국산 셀·모듈에 대한 관세 유예 조치를 종료했다. 4월에는 미국 태양광 업체들이 베트남·말레이시아·태국·캄보디아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제품에 대한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 검토를 요청했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이를 받아들여 조사를 개시했다. 판정 결과는 9월과 11월에 나온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조치로 반사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연간 신재생에너지 판매 목표치를 기존 10기가와트(GW)에서 9GW로 하향 조정했고, 2분기에는 이 계획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은 상반기 약 2.7GW의 모듈을 판매한 것으로 추산되는데, 만약 목표치를 유지한다면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2배 가까이 출하량이 늘어나는 셈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1분기 모듈 판매량이 저조했지만 2분기에는 (1분기 대비) 약 40% 증가했고, 3분기에도 30% 내외의 추가적인 증가를 예상한다”며 “지난해 말부터 2분기 초까지 40~50%가량 급격하게 하락하던 모듈 가격 하락세가 멈췄다. 물량 부담으로 가격이 눌렸던 부분이 해소됐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카터스빌 공장이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OCI홀딩스는 올해 4분기 내지는 내년 1분기가 돼야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업황이 정상화할 것으로 본다. 관세 유예 종료 전 조기 출하한 셀·모듈 재고가 약 3~6개월 분량 남아 있는데, 이 재고가 소진되면 비중국산 폴리실리콘 구매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동남아 4개국의 셀·모듈 업체가 미국의 잉여 재고를 소진하며 9월과 11월 반덤핑·상계관세 판정이 나올 때까지 공장 가동률을 일시적으로 낮춤에 따라 단기적으로 OCIM의 하반기 주문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미 6월부터 영향을 받아 판매량이 감소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OCI홀딩스는 출하량 감소에 대비해 내년 초로 예정됐던 정기 생산 설비 점검을 하반기에 조기 시행할 방침이다. 또한 중국 기업들이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대상 지역이 아닌 인도네시아, 라오스, 미얀마 등으로 생산 거점을 이동하는 것에 대응해 신규 지역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