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 공급에 HBM3E도 곧 시작할 듯
삼성전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제품이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 검증)를 최종 통과했다는 한 외신 보도에 관해 삼성전자 측은 여전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부인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조만간 퀄테스트를 절차를 마치고, 하반기 내 본격적으로 납품을 시작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HBM3(4세대)는 엔비디아에 납품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7일 익명의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 8단 제품의 납품을 위한 퀄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조만간 공급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며, 4분기부터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HBM3E 12단 제품 대한 테스트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보도에 관해 삼성전자는 퀄테스트가 여전히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앞서 5월에는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 HBM3E 제품이 발열과 전력 소비 등에서 문제가 발생해 퀄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에도 삼성전자는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른 시일 내 삼성전자가 퀄테스트를 마치고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을 시작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미 HBM3는 퀄테스트를 통과해 납품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은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고, 고객사 평가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3분기 중 양산·공급을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HBM3E 12단 제품도 양산 준비를 마쳤고, 복수 고객사 일정에 맞춰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현재 HBM이 수요 대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삼성전자의 물량이 절실하다. 엔비디아 차기 제품인 B200에는 HBM3E가 8개, GB200에는 16개 탑재된다. 전작인 H100과 H200에는 HBM3가 각각 4개, 6개 탑재됐는데 이보다 탑재량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현재 HBM3E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납품하고 있다. HBM3는 그간 SK하이닉스만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다.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HBM 납품을 본격화하면 현재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HBM 시장에도 큰 지각 변동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멀티 벤더 체제가 되면 엔비디아는 가격 협상력 강화 차원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유리하게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3%, 삼성전자가 38%, 마이크론이 9%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