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6개월째를 맞은 의정 갈등을 두고 가을이면 지방의료원부터 연쇄도산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 의원은 “정부는 잘못했다는 점에 대해서 솔직하게 시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가을이 되면 지방의료원부터 연쇄도산이 일어나게 된다”며 “정원만 늘리면 자동으로 (의사들이) ‘지방도 가고 필수 의료 (분야)에도 가겠지’라고 정부에서는 생각한 모양인데,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일 처음에 (의대 증원) 2000명 이야기가 나왔을 때가 2월인데, 그때 했던 이야기가 그렇게 되면 10년 후에 서울에서 1년에 2000개씩 피부과가 생긴다(였다)”며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지역·필수의료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정부가 2000명 증원을 고집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 주말 청문회에서 정부에서 이걸(의대 증원) 제대로 준비하거나 정교하게 몇 명이 필요하다는 것 없이 무조건 2000으로만 밀어붙였던 게 드러났다”며 “이렇게 되면 제일 큰 문제가 의대생과 레지던트다. 우선 올해 본과 4학년생들이 의사고시를 안 보면 내년에 의사가 안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면 인턴 제로, 공중보건의 제로, 그다음에 군의관도 없어진다. 한 해가 통째로 의사가 없으면 전체 병원 시스템이 붕괴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전공의 부재로 지방부터 의사 수습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 의원은 “지금까지 지방의료원들이 유지가 됐던 건 전공의들이 진료도 하지만 교육도 받기 때문에 굉장히 싼 임금으로 일했다. 그래서 거기서 이익이 났던 것”이라며 “이 사람들이 사라져 버리고, 필수의료 의사들이 사표를 내고 그만두니까 지방의원부터 도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후의 보루라고 생각하는 의대 교수마저 사직해서 서울로 취직하게 되면 결론적으로는 우리의 목적과 정반대로 필수의료도 망가지고, 지방 의료도 붕괴해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쌓아 올렸던 세계 수준의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이 완전히 바닥으로 추락한다는 걱정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이러한 문제점의 해법으로 “결국은 잘못했다는 점에 대해서 솔직하게 시인을 해야 한다”며 “의대 증원을 하겠다는 합의를 우선하고, 그것을 더 정교하게 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니까 내년부터 시행하겠다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또 “현재로썬 여당 의원들도 사실 저밖에 움직이고 있지 않다만, 최대한 노력해서 정부를 설득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