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순유입으로 전환된 비트코인과 상반된 모습
낯선 이더리움 투자 내러티브ㆍ비트코인에 쏠린 자금 탓
스테이킹 관련 증권성 해결하면 순유입 도움될 것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거래를 승인한 지 한 달,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이더리움 보유량이 감소하고 있다. ETF 거래 시작 이후 운용사 보유량이 5만 여개 이상 급증한 비트코인과 상반된 행보다.
23일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듄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이 보유한 이더리움은 이더리움 현물 ETF가 거래를 시작한 지 약 한 달만에 297만여 개에서 281만여 개로 감소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거래를 시작했다.
반면 비트코인 현물 ETF는 거래가 시작되던 날로부터 한 달 후 운용사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이 약 62만에서 67만 개로 늘어난 바 있다.
이더리움 ETF는 운용 숫자가 줄어든 만큼 가격 면에서도 비트코인과 대조된 양상을 보였다.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같은 기간 4만6000달러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4만7000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에 이더리움은 3300달러 수준에서 2600달러로 오히려 가격이 후퇴했다.
정석문 프레스토 리서치 센터장은 “비트코인 ETF는 상장 후 14일 경과한 후부터 일일 유입 자금이 플러스로 전환된 반면, 이더 ETF는 아직까지 일일 유입자금이 마이너스”라고 말했다.
정석문 센터장은 그 이유를 두 가지로 들었다. 그는 “이더리움의 ‘월드 컴퓨터’ 투자 내러티브가 대중들의 공감을 사기가 어렵다”며 “비트코인의 ‘디지털 골드’는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또한 “일단 비트코인 ETF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면 두 번째 자산부터는 자산 배분의 혜택 폭이 상당히 감소한다”고 덧붙였다.
22일(현지시간) 금융 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현물 ETF 순유입은 6480만 달러를 기록한 반면, 이더리움 현물 ETF는 80만 달러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 순유출은 그레이스케일이 주도하고 있다. 크레이스케일의 ETHE에서는 꾸준히 순유출이 일어나고 있다. ETHE에서는 한 달간 약 61만 여개가 유출됐다. 반면에 이더리움 현물 ETF 운용사 중 가장 많은 이더리움이 유입된 블랙록의 ETHA에서는 22만여 개의 이더리움이 유입됐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이더리움 현물 ETF 유출세에 대해 “비트코인 현물 ETF와 비교했을 때,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 그레이스케일 신탁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며, 그 유출 속도 또한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동혁 리서처는 “전통 금융권에서 이더리움이 대체자산으로서 가지는 매력도 증가 및 스테이킹 관련 증권성 문제 해결이 돼야 ETF도 순유입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