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새 297% 뛴 일 증시 버팀목
국민연금은 국내증시 13% 투자 목표
정부 주도의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도 반년이 됐지만, 시장에선 아직 큰 반응이 없는 편이다. 정부는 국민연금 등 기관 투자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는 가운데, 벤치마킹의 대상인 일본 밸류업을 단단하게 지지하고 있는 일본 국민연금 및 후생연금 등을 관리·운용하는 공적연금(GPIF)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격인 일본의 GPIF는 254조 엔, 우리나라 돈으로 2330조 원이 넘는 돈을 굴리는 전 세계 2위 연기금이다. GPIF가 주목받는 이유는 10년 넘게 주요국 증시 가운데 1위를 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일본 자본시장 개혁의 성과 동인 및 시사점’에 따르면 실제 배당 재투자를 고려한 총수익지수(TSR)를 기준으로 최근 10년(2012년 말~2023년 말) 동안 일본 주가지수는 297% 상승했다. 2위는 미국(271%)이 차지했다. 이어 △대만(246%) △독일(120%) △중국(71%) △한국(61%) 등이 차지했다. 단순 비교로 봐도 한국보다 일본이 약 5배 수익률이 높았다.
GPIF는 전체 투자 자산군 중 일본 주식 비중을 2010년 말 11.5%에서 2013년 말 24.7%까지 늘렸다. 반대로 일본채권 비중은 60%에서 35%가량으로 대폭 줄였다. GPIF는 지난 2020년 만들어진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일본주식, 해외주식, 일본채권, 해외채권에 25%씩 자산을 배분하고 있다. 5년마다 자산별 기대수익률과 위험 등을 고려해 중장기 포트폴리오를 설정한다.
덕분에 GPIF는 지난해 역대 최고 수익을 기록했다. GPIF의 지난해 분기별 실적을 합친 연간 투자수익금 규모는 34조3077억 엔(약 209조6000억 원)이었다. 해외주식과 일본주식에서 각각 14조3000억 엔과 12조9000억 엔의 투자수익을 냈다. 그다음으로 해외채권과 국내채권의 투자수익이 각각 6조9000억 엔과 2162억 엔이었다.
GPIF의 자국 주식 비중 확대가 일본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자본시장연구원의 평가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GPIF는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요구와 의결권 행사 내용 공시를 통해 일본 상장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동참했다”고 했다.
반면, 국민연금공단은 현재 15.4%(169조 4000억 원, 전체 기금 1100조 원 기준)인 국내 주식 투자 목표 비중을 2029년 13%(143조 원)까지 낮추기로 했다. 반대로 해외 투자(주식+채권) 비중은 지난해 51.6%에서 2028년 6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GPIF와 반대 흐름으로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