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분기比 44조↑…코로나 이후 최대폭 증가
7월까지 국고채 발행 116조…年 한도 73.2%
올해 2분기 말 기준 정부와 가계가 진 빚의 총액이 처음으로 3000조 원을 돌파했다. 경기 부진에 따른 법인세수 급감 등 나라살림이 빠듯해지면서 상반기 국채 발행이 증가한 데다 이른바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구매) 등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늘어서다.
25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국가채무(중앙정부 기준)와 가계신용은 각각 1145조9000억 원과 1896조2000억 원으로 총 3042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포함한 넓은 의미의 가계부채다.
이는 전분기(2998조 원) 대비 약 44조 원 증가한 것으로 올해 1분기 증가 폭(20조 원)의 2배를 웃돌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에 달했던 2021년 3분기(63조 원) 이후 11분기 만의 최대 폭 증가다.
2분기 말 국가채무는 전분기보다 30조4000억 원 증가했다. 2분기까지 누계 국세수입은 168조6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0조 원 감소했다. 소득세(2000억 원)와 부가가치세(5조6000억 원)가 올랐지만, 기업실적 저조로 법인세가 16조1000억 원 대폭 감소한 영향으로, 2년 연속 세수결손이 유력한 상황이다. 여기에 상반기 재정 신속집행 기조가 맞물리면서 국고채 발행이 늘었고 나랏빚으로 직결됐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고채 발행량은 115조9000억 원으로 연간 총 발행한도의 73.2%다. 최근 3년간 평균 비율(67.9%)보다 빠르다.
2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은 전분기보다 13조8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2년 이래 최대 규모다. 카드 사용액을 뺀 가계대출은 1780조 원으로 작년 말(1766조4000억 원)과 비교해 13조6000억 원 증가했는데, 증가분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에 집중됐다. 주담대는 1092조7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16조 원 증가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매매량이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급증한 가계부채는 전국적인 소비 부진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전국 17개 시·도 중 충남(4.0%)·충북(0.7%)을 제외한 15곳에서 감소했다. 특히 승용차·연료소매점 등의 판매가 줄어든 울산(-7.9%), 인천(-7.2%), 서울(-6.8%)의 감소 폭이 컸다. 충남의 경우 통계 조사 기간 국제 미술전이 열려 일시적으로 소비가 늘어났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