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가짜뉴스와 팩트체크

입력 2024-08-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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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이 '2024 을지 자유의 방패(UFS)' 한미연합연습 기간 허위정보와 가짜뉴스 유포, 사이버 공격 등에 맞서 대응하는 훈련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국무회의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함께 우리 사회 내부의 반국가세력을 언급하며 "북한은 개전 초기부터 이들을 동원해 폭력과 여론몰이, 선전, 선동으로 국민적 혼란을 가중하고 국론 분열을 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사 훈련에서도 이처럼 가짜뉴스에 대비해야 할 정도로 그 심각성은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 사례만 보더라도 전시 허위 정보에 대한 적시적 대응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가짜뉴스를 활용한 여론전과 심리전이 이어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허위 조작 정보'는 상대편에 타격을 주고 있다.

비단 가짜뉴스는 이런 전시 상황에서만 우려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일상에서도 가짜뉴스는 사회 체제를 분열시키고 국민 간 갈등을 유발한다.

22일 7명의 사망자를 낸 경기 부천시 중동 호텔 화재사고만 보더라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짜뉴스가 판치고 있다. 일각에선 소방당국이 에어매트를 처음부터 뒤집어 설치해 2명이 사망했다는 가짜뉴스가 확산했다. 일부 보도사진에 에어매트에 인쇄된 '119 부천소방서' 문구가 뒤집혀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사고 당시 먼저 떨어진 여성이 에어매트 가장자리로 떨어지면서 반동으로 에어매트가 뒤집혔기 때문이었지, 애초 설치를 뒤집어 한 것은 아니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서도 각종 가짜뉴스가 나오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최근 △코로나 백신에 원숭이 세포가 있다 △코로나 백신을 맞으면 에이즈에 걸린다 △코로나 백신 부작용이 엠폭스다 △코로나 백신은 생물학 무기다 등을 대표적인 '사회혼란 야기 정보'로 꼽으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했다.

문제는 정부도 이처럼 가짜뉴스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주요 언론사들이 직접 나서 콘텐츠의 사실 여부를 자체 검증해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플랫폼인 'SNU팩트체크'에 대해선 호의적이지 않다는 점이었다. 국내 주요 언론사와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SNU팩트체크센터가 협업한 국내 최초의 팩트체크 플랫폼 'SNU팩트체크'는 18일부터 무기한 휴지에 들어갔다. 2017년 3월 29일 출범한 뒤 7년 5개월여 만이다. 그동안 SNU팩트체크에서는 언론 보도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나 정치인들의 발언 등 주요 이슈에 대해서도 팩트체크를 통해 사실인지 아닌지를 독자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려 했고, 가짜뉴스로 인한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SNU팩트체크 측은 "7년여간 5000여 건의 팩트체크 검증문을 플랫폼에 게시했다. 그간 네이버, 해외공익재단의 재정지원으로 운영됐으나 재정지원이 이달로 끊겨 현재의 활동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며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독립적인 재정지원을 해줄 뜻 있는 기관 및 개인들의 참여가 있다면 SNU팩트체크는 언제든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령 SNU팩트체크센터장은 네이버 등의 지원 중단과 관련해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돈 문제 때문은 아니라고 하더라. 지원을 계속한다면 어디까지 피해를 봐야 할지 두렵다고 했다. 네이버도 지원 중단을 좋아서 한 게 아니다"라며 외압이 있었음을 언급했다.

이젠 언론사들의 자체 팩트체크 콘텐츠마저 무너지고 유튜브 등 SNS를 통해 각종 정보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가짜뉴스의 범람은 더 속도를 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처벌을 강화하고 자정작용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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