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불만…재계, 22개 과제개선 ‘대거 촉구’
尹 정부 출범 후부터 강조…
“이미 시행한 기업에 불합리”
통합 투자세액공제 한도폐지 요구도
경제계가 ‘주주환원 촉진세제’ 적용 시기를 내년이 아닌 올해로 앞당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미 정부 정책의 방향성에 따라 주주환원을 확대 시행 중인 기업에도 확실한 혜택을 줘야 한다는 취지다.
26일 경제계에 따르면, 한국경제인협회는 최근 ‘2024년 세법개정안’에 대해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내용에는 8개 법령별 총 22개 과제가 담겼다.
한경협이 건의한 주요 과제는 △주주환원 촉진세제 합리화 △통합 투자세액공제 한도 폐지 △투자·상생협력 촉진 세제의 기업 소득 환류 방식에 배당 포함 △공익법인 출연 주식의 상속·증여세 면세 한도 상향 등이다.
특히 한경협은 주주환원 촉진세제를 올해부터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에 신설된 주주환원 촉진세제는 배당·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을 확대한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이다.
주주가치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에 힘쓰는 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낮추고, 이들 기업에 투자한 개인주주들의 배당소득세 부담을 덜어 주는 게 뼈대다.
구체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이행한 상장기업 중 직전 3년 평균 대비 주주환원(배당+자사주 소각) 증가금액이 5%를 초과한 기업이라면 초과분(5%)에 대해 법인세 5%를 세액공제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민생토론회 등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려는 방안으로 이 같은 인센티브를 강조해온 바 있다.
하지만 시행 시점이 2025년이라 올해 주주환원을 확대한 기업들에는 혜택이 없다. 정부가 추진하는 밸류업에 부응해 앞서 배당 등 주주환원 규모를 크게 늘린 기업으로선 불합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동차 업종 A사와 B사는 지난해 주주환원 금액이 2조7000억 원, 1조6000억 원이었다가 올해 규모를 각 3조6000억 원, 2조4000억 원으로 늘렸다.
금융 업종인 C사의 주주환원 규모도 같은 기간 3000억 원에서 1조1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통신서비스 D사도 6000억 원에서 9300억 원으로 늘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인센티브를 주기 위한 제도로 바뀌는 방향성은 옳다”면서도 “기업가치나 배당에 대해 정부의 정책 분위기에 따라 기업이 (주주환원 규모를) 늘렸는데, 내년부터 혜택이 적용된다면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가분에 대해서만 세제가 적용되는데, 기업 입장에선 올해 늘린 만큼 내년에도 늘릴 여력이 있을지 고민할 수 있다”며 “기존보다 더 늘려서 혜택을 받아야 하니 한계에 부딪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sp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