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당 주도 공천할 것”
강서구청장 패배 의식한듯
부산·인천 선거 주목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0·16 재·보궐선거 후보자 추천을 위한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본격 선거 레이스에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전적으로 시도당에 공천권을 일임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29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서범수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공관위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위원으로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 정성국 조직부총장, 신의진 당 중앙윤리위원장, 유일준 당무감사위원장 등 5명이 참여한다.
이번 재보선은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군수, 전남 곡성군수가 대상이다.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앙당 공관위는 큰 지침만 내리고 자세한 것은 시도당 공관위에서 주도적으로 공천하고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이번 재보선 지역 후보 공천을 각 시도당에 맡긴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공천 논란이 벌어진 사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당시 김기현 지도부에서는 이철규 의원이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선거 원인을 제공한 김태우 전 구청장을 다시 공천해 뒷말을 낳았다. 여기에 김 전 구청장은 당시 민주당 진교훈 후보에 17.15% 차로 대패했다. 김 전 대표는 패배 책임의 일환으로 혁신위원회를 띄웠지만, 리더십 타격을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른바 ‘강한 후보’를 내세워 선거 주목도를 높이면 한 대표 책임론이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한 대표가 대표직에 당선된 뒤 치르는 첫 번째 선거라 상징성도 크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선거의 경우도 김 전 구청장과 대적할 상대로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경찰청 차장 출신인 진 구청장을 전략 공천했다. 당시 정치권에선 “구청장 선거가 이렇게까지 열을 올릴 선거가 아닌데 이상하게 판이 커졌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왔다.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 선거에 주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부산 금정구청장의 경우 2018년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미영 구청장 당선을 제외하고 모두 국민의힘이 석권했던 지역이다. 여권 관계자는 “그때는 탄핵 후에 치러진 19대 대선 후였던 터라 PK(부산·울산·경남)에 민주당 바람이 불고 있었던 때”라면서 “그래도 이번 총선에서 부산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무난하게 승리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마찬가지로 인천 강화군수도 무소속을 제외하고 국민의힘이 차지해왔던 지역이다. 다만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대패해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단 민주당은 전남 영광군수와 전남 곡성군수 선거를 대비해 전열을 먼저 가다듬는 모양새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 바람’을 일으켰던 조국혁신당이 각 선거구에 출마할 후보를 발표 중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제3지대 개혁신당이 부산 금정구청장에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겠다고 밝혔다. 허은아 대표는 26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저희 당의 색과 철학이 맞는 인물을 찾기 위해서 지금 노력하고 있다”며 “어제도 부산에 다녀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