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안 나왔는데...논의기구부터 합의 안 되는 여야

입력 2024-09-04 16:14수정 2024-09-0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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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특위 구성” vs 野 “복지위 논의”
보험료율 세대별 차등 인상에 온도차
44→42% 소득대체율 후퇴도 뇌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연금개혁 추진계획 관련 브리핑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정부가 4일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놨지만, 국회에서는 논의기구 합의조차 요원한 상황이다. 세대별 보험료 인상 속도 차등화 등 개혁안 내용을 두고도 여야가 이견을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연금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박수영 의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 개혁안에 대해 “21대 국회에서 논의됐던 모수개혁안에 더해 구조개혁안의 방향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했다. 특히 △군 복무 크레디트 확대 △자동안정화장치 도입 △보험료율 인상속도 차등화 등을 언급하며 “연금 수급 불안으로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를 상실한 청년·미래 세대를 위한 빅스텝”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야당에서 주장하는 모수개혁만으로는 기금소진 연도를 몇 년 연장하는 데 지나지 않아 연금의 ‘지속가능성’과 ‘노후소득 보장’, ‘노인빈곤 해소’라는 공적연금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기금고갈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여야가 합의하는 모수개혁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키는 동시에, 내년 정기국회까지 반드시 1단계 구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국회에 상설 연금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획재정부(기초연금), 보건복지부(국민연금 및 기초연금), 고용노동부(퇴직연금), 금융위원회(개인연금) 등 관련 부처 장관들까지 아우르는 여야정 협의체도 출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특위가 아닌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내 소위원회를 통해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복지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박주민 의원이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세대별 보험료 인상 속도 차등화에도 여야의 온도차가 있다. 정부안에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13%로 올리는 과정에서 20대부터 50대까지 출생 연도에 따라 인상 속도를 차등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 연금특위 위원인 안상훈 의원은 “연금개혁 역사를 보면 연금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소득대체율이 보험료율에 비해 턱도 없이 높았다가 깎아왔다”며 “깎이는 동안 세대별로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달 30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젊은 세대의 연금 납입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청년과 장년을 가르는 차등과 차별로는 연금개혁을 할 수 없다”며 “국민에게 ‘보험료를 더 내고 연금을 나중에 덜 받자’고 얘기하는 것은 본말을 뒤집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소득대체율을 42%로 상향한 데에서도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제시한 안보다 후퇴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에서 여야는 보험료율을 13% 올리기로 합의했지만, 소득대체율을 두고선 43%(국민의힘)와 45%(민주당) 인상으로 맞섰다. 결국,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절충안인 44%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해 의견 접근만 이룬 채 회기 종료를 맞았다.

이와 관련해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재정안정성을 감안할 때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그는 “재정안정성을 감안하면 (소득대체율을) 44%로 했을 때 겨우 9년 연장된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당 입장에서는 9년이나 16년 정도가 아니라 70년을 갈 연금을 구성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같은 당 안 의원도 “정부가 나름 중간의, 합리적인 안을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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