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증가 추정, 최소 8조 이상에서 9조 이상까지 추정”
“금리 인하하면 주택시장 과열 심리 부채질할 우려 있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12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4년 9월) 설명회에서 “8월 첫째 주, 둘째 주를 보면 그 당시 주택가격 상승률, 거래량 증가 규모가 피크(정점)를 찍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내부적으로 (가계대출 증가) 추정 숫자는 최소 8조 원 이상 나올 것으로 봤고, 규모가 클 경우 9조 원 이상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 동결했다. 당초 소수의견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당시 금통위 전원일치로 동결을 결정했다. 이후 일각에서는 내수진작 측면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설명회에서 박 부총재보가 ‘인하 실기론’에 반박한 것이다.
박 부총재보는 “금리를 인하하면 주택시장 과열 심리를 부채질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가계부채 증가 예상) 상황을 고려했다”며 “금통위가 내수진작효과, 금융안정 리스크를 비교 분석했는데 당장 금리를 내리는 것보다 정부가 내놓은 일련의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는지 보고 주택시장, 가계대출이 안정되는지 확인해가면서 금리를 결정하는 게 낫다고 봤기 때문에 금리를 동결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박 부총재보는 “일부에서 실기론을 얘기하고 있는데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그런(가계부채 증가 예상, 금리 인하 시 과열 우려, 정책 효과 확인 등)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깊이 고민을 해서 (결정)했다”면서 “저희 입장에서는 그 당시(8월) 금리 결정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부총재보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불확실성은 크다고 진단했다.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시장 위험지수는 7월에 1.11로 집계됐다. 2분기는 0.93으로 2021년 4분기(1.11)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5대 광역시도 2분기에 0.14, 7월에 0.29로 각각 집계됐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2년 2분기(0.25) 이후 최고치다.
한은은 보고서에 “단기적 불안이 이어지겠지만, 점차 안정될 것으로 보는 견해와 불안 장기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병존하는 등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박 부총재보는 “불확실성이 커서 양쪽(점차 안정, 불안 장기화)의 견해를 기술했다”며 “내년 이후 상황을 단언하기 어렵다. 주택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했기 때문에 레벨이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올랐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여러가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긴 하지만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 전세가율 자체가 과거만큼 높지 않기 때문에 투기적 수요를 일부 제한하는 측면 등을 이런 것을 생각하면 조심스럽지만 수도권 주택가격의 추세적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지 않겠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부총재보는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이달까지 나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리스크 흐름을 보며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조치가 효과를 분명히 내는 상황이 조성돼야 한다는 전제도 언급했다.
박 부총재보는 “10월 인하는 지금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10월 금리를 결정할 때는 9월까지 나오는 데이터, 그걸 기반으로 했을 때 금융안정 리스크가 어떤 흐름으로 갈 지 판단을 통해서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총재보는 “연내에 (금리)인하를 하게 된다면 정부 조치가 효과를 분명히 내는 상황에서 하게 될 것”이라며 “여러가지 금융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있어서 거시건전성정책과 금리정책은 같은 방향으로 가는게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는 여건이 갖춰진다면, 물가가 되고 다른 쪽에서 여건이 갖춰진다면 중립적인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