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체류자에 카톡으로 과징금 고지...법원 "당사자 신청 아니면 효력 없어"

입력 2024-09-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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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해외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에게 구청이 카카오톡 메신저로 과징금을 고지했지만,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한 것이 아닌 한 적법한 방식이 아니라며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행정법원 제4단독(재판장 서경민 판사)은 A 씨가 영등포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20년 7월 영등포구청장으로부터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과징금 6200여만 원을 부과 받았다.

구청은 A 씨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인 성동구로 과징금 문서를 발송했는데, 문제는 해당 주소가 성동구 응봉동 주민센터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작된다.

A 씨가 앞서 해외 체류 사실을 신고하면서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응봉동 주민센터로 변경돼 있었던 것이다.

영등포구는 이에 8월 들어 A 씨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과징금 부과 사실을 고지했다. 구청 공무원이 체납고지서 표지를 촬영·스캔해 사진으로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A씨는 이 메시지 수신 이후 자신에 대한 과징금 부과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

그러나 A 씨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고지되지 않아 무효’라고 주장하며 서울행정법원에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 씨 주장을 받아들였다. 지방세기본법에 따르면 서류 송달 장소는 '생활의 근거가 되는 곳'이어야 하므로 영등포구청이 A씨의 해외 주소를 파악해 보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주소 등을 확인하기 어려워 이 같은 절차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공시송달을 택할 수도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 공시송달은 서류를 받아야 할 자의 주소가 외국 등에 있어 전달이 곤란한 경우 그 주요 내용을 법원 등 게시판에 공시해 효력이 생기도록 한 제도다.

재판부는 “카카오톡 메시지는 적법한 전자송달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도 중요한 부분으로 지적했다. 지방세기본법상 ‘전자송달’도 적법한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이 경우는 송달받을 사람이 신청을 해야만 인정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게 A 씨에게 고지되지 않아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무효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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