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 25명 추가 인정...여전히 더디기만 후속조치

입력 2024-09-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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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총 5810명으로 늘어
김완섭 장관 "어떤 방식으로 사과할지 고민"

▲지난해 8월 31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전국동시다발 가습기살균제 참사 12주기 캠페인 및 기자회견에 가습기살균체 참사 피해자들의 유품이 놓여져 있다. (뉴시스)

가습기살균제 사태가 공론화된 지 13년이 흘렀지만 피해 구제 등 후속조치는 답보 상태다. 정부는 정기적으로 피해구제위원회를 열어 피해자를 새로 인정하고 이들에 대한 구제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관리 책임이 있는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는 물론 배상 조치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환경부는 '제42차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위원회'를 열어 25명을 새로 피해자로 인정하고 구제급여 지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총 5810명으로 늘어났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총 66명에 대한 심의를 통해 41명에 대한 구제급여 지급 및 피해등급 결정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위원회는 신규로 피해가 인정된 25명의 구제급여 지급 결정과 함께 피해는 인정받았으나 피해등급을 결정받지 못했던 피해자 등 16명의 피해등급 등을 결정했다. 구제급여 지급 및 피해등급 결정을 받은 피해자에는 폐암 피해자 4명이 포함됐다. 이 중 2명이 생존 중이다.

환경부는 "이번 위원회에서 심의·의결된 결과를 토대로 향후 구제급여 지급 등 피해자 구제를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정부의 사과와 배상이 지지부진하다고 입을 모은다. 피해자단체와 가해 기업이 함께 꾸린 조정위원회 조정안은 옥시와 애경이 부담액이 너무 많다고 거부하면서 물거품 됐다. 대법원이 6월 가습기살균제 사태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인정한다는 판결을 내렸는데도 국가 차원의 사과나 후속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일단 가습기살균제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사과할 용의는 있지만 어떤 수준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과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최근 기자 간담회에서 "(가습기살균제 관련 사과에 대한 입장은) 인사청문회 때 이야기한 그대로"라며 사과 용의에 변함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다만 김 장관은 "현재 몇 가지 물질의 유해성에 대해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며 "재판 진행 과정을 보면서 어떤 수준의, 어떤 분들께 사과를 어떻게 드릴지를 논의하고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6월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과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성분을 넣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하다 사망 또는 상해를 입었다는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배상을 명령한 서울고등법원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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