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내 30대 이하 생애 첫 집 매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대출 규제가 지속하고 있지만, 첫 집 마련 수요는 여전한 것이다. 서울은 물론 경인 지역까지 젊은 세대의 첫 집 매수세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는 서울 집값 급등 피로감으로 오히려 경인 지역 내 주택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9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 분석 결과 9월 서울의 30대 이하 첫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매수 비중은 61.1%로 8월 57.6% 대비 3.5%포인트(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만 하더라도 서울에서 30대 이하의 첫 집 매수 비중은 지난 5월(51.9%) 이후 3개월 만에 줄었지만, 1달 만에 반등해 연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달 서울에서 첫 집 매수에 나선 인원은 총 4840명으로 이 가운데 30대 이하는 2955명이었다. 8월과 비교하면 전체 첫 집 매수 인원은 줄었지만, 30대 이하 인원은 오히려 56명 늘어난 셈이다. 경기도와 인천에서도 9월 30대 이하 첫 집 매수 비중이 8월 대비 증가했다. 경기지역에선 이 비중이 9월 58.4%로 8월 56.5%보다 1.9%p 증가했다. 인천에서도 이 기간 54.5%에서 54.8%로 0.3%p 늘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젊은 층의 서울 아파트 매수세는 2021년 집값 폭등기와 맞먹는다. 특히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30대 이하 세대는 주택담보대출을 통한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부동산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5억 원 이상 고액대출은 7874건으로, 2021년 한 해 동안 기록한 3205건 대비 145.7% 증가했다. 특히 5억 원 이상 고액대출 중 2030세대가 신청한 건은 전체의 44.7%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40대가 39.8%로 나타났다.
또 수도권 전체로 보면 30대 이하의 첫 집 매수 비중은 6월 56.9%를 기록한 후 7월 56.1%, 8월 56.5%로 큰 변동 없이 꾸준한 상황이다. 9월 역시 30대 이하 매수 비중은 58.6%로 첫 집 매수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반기 이후 시행된 대출 규제에도 젊은 층의 매수세는 끊이지 않는 것이다.
다만 연말까지 수도권에선 서울보다 경인지역에서 첫 집 매수에 나서는 젊은 층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8월 시행된 대출 규제에 더해 9월부터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1주택 보유자 수도권 주택구입자금 대출 금지 조치가 추가돼 대출 총량은 더 줄어든 상황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2030세대가 매수할 수 있는 주택 비중이 줄었고, 이들이 차선책으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중”이라며 “서울은 매수세가 정점을 찍은 뒤 소강상태고, 대출 규제도 이어져 실거주를 원하는 수요자는 경인지역을 계속 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