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24일 만찬 회동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며 한동훈 국민의 힘 대표를 챙겼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후 6시30분께 만찬 회동을 시작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원내대표 비서실장이 5시 45분에 가장 먼저 도착했고, 이후 대통령실, 당 참석자들이 순차적으로 도착했다. 한 대표는 6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고, 홍철호 정무수석이 마중했다. 윤 대통령이 도착할 때까지 대통령실 및 당 참석자들의 환담이 이뤄졌다.
당에선 한 대표를 비롯해 추경호 원내대표,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진종오·김종혁 최고위원,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곽규택·한지아 수석대변인, 정희용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 14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수석급 참모진 전원이 배석했다. 모두 12명이다. 윤 대통령을 포함한 만찬 규모는 27명이다.
윤 대통령은 6시30분께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너무 덥고, 다음주 되면 더 추워진다. 여기서 저녁을 먹고 싶었는데 이렇게 함께 먹게 됐다"고 말했다. 식사가 시작된 뒤에는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넥타이가 없는 정장 차림으로 만찬이 진행됐고, 음식은 한식으로 준비됐다. 건배를 위한 오미자 주스가 마련됐다. 만찬 테이블에선 여야 관계와 국정감사, 체코 방문과 원전 생태계 등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날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만찬은 7월24일에 이어 2개월 만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한 대표 당선 다음날인 7월 24일 신임 당 지도부를 용산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만찬을 하기로 했다가 추석 민생 대응을 위해 연기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한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안'을 제시한 게 회동이 연기된 이유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특히 이번 만찬 회동 직전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두고 잡음이 일면서 양측간 불편한 기류가 이어졌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은 "상황을 보자"며 즉답을 피했고, 이후엔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고 입장을 정리하며 사실상 요청을 거부했다.
한 대표는 만찬 당일인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 "여당 대표가 대통령 독대 요청을 한 것이 보도되면 안 되는 사실인가. 그렇지 않지 않나"라며 "흠집 내기나 모욕주기인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한 대표가 독대를 요청한 건 의정갈등과 김건희 여사 등에 민감한 사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봤다. 일각에선 당 대표 취임 두 달간 한동훈표 정치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와 당 장악력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서 독대 요청으로 승부수를 띄운 게 아니냐는 분석도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만찬에 대해 "신임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및 당대표비서실장 등을 포함해 지도부가 완성된 이후 상견례적 의미"라며 "다양한 채널의 소통을 이어가기 위한 당정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자리"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