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정도에 피봇 생각했었으나…예기치 않은 집값 이슈 등장에 급하게 브레이크”
“금리로 집값 잡겠다는 의미 아니야…모멘텀 부작용 우려해 홀드한 상태”
금융안정 ‘브레이크’ 강조했지만…“모멘텀 확실한 변화를 보고 갈 정도 넉넉한 상황 아냐”
“내수보면 금리 인하 필요성 커져…금리 인하, 분명히 내수에 도움 줄 것”
“10월에 의사결정 어떻게 할지 몰라, 굉장히 답답해…누가 좀 가르쳐줬으면”
신 위원은 25일 서울 소공동에 있는 한은 본관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기본적으로 비둘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집값 급등) 위험이 상당히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만 인내심을 갖고 좀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신 위원은 주택시장 현안을 다루면서 스스로 “대표적인 비둘기”라고 표현했다. 최근 신 위원은 집값 안정 수단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서 ‘비둘기파’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신 위원은 7월 금통위 때 ‘피봇(정책기조 전환)’ 가능성을 염두에 뒀으나 집값 상승, 가계부채 증가 등 예기치 못한 변수가 등장해 금리 인하 결정을 보류했다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7월에 물가와 내수의 관계를 보면 당연히 금리를 지금 상태를 유지할 이유가 없었다”며 “그런데 전혀 예기치 않은 새로운 변수인 집값, 집값으로부터 나타날 수 있는 금융안정 이슈가 등장하면서 급하게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저라고 금리를 내리고 싶지 않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기본적으로 비둘기인데도 지금 위험이 상당히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어렵지만 인내심을 갖고 좀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신 위원은 최근 기준금리 동결에 관해서 금리 인하로 인한 집값 상승 모멘텀의 부작용을 우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금리로 집값을 잡겠다는 뜻이 아니었다”며 “모멘텀이 강한 상황에서 금리를 떨어뜨릴 경우 (집값 상승) 모멘텀을 강화시키는 부작용이 있지 않겠느냐고 해서 지금 홀드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통화정책의 ‘브레이크’ 역할을 강조했지만, 집값·가계부채 리스크를 ‘완전히’ 확인할 만큼 여유는 없다고 짚었다. 9월 가계부채 데이터에 추석 연휴 등 ‘노이즈’가 있다는 부분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신 위원은 “9월 데이터에 상당히 노이즈가 끼어 있을 것 같다는 점에 대해서는 금통위도 그렇게 인지를 하고 있다”며 “9월 데이터를 보고 우리(금통위)가 어떤 판단을 할 수가 있겠느냐는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상황에서도 어쨌든 9월 내지는 10월 초까지 데이터를 보고 여러 가지 특수성을 감안을 해서 우리(금통위)가 판단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니냐 그렇게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신 위원은 “우리나라 정부뿐만 아니고 전 세계 모든 정부는 브레이크를 잘 안 잡는다”며 “누군가 필요할 때 브레이크를 잡아줘야 하는데 그 주체는 중앙은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위원은 집값 폭등, 가계부채 증가의 완전한 진정세를 확인할 때까지 기다릴 여유는 없다고 전했다. 내수 측면에서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 위원은 “(집값, 가계부채) 어느 정도 둔화되는 것들을 보면서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거지 집값이 100% 안정된 다음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상황이 그렇게 넉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내수나 이런 쪽을 보면 금리 인하의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금리 인하를 하면 내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거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서)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 위원은 “금리 인하하게 되면 여러 가지 통로를 통해서 내수는 좋아질 텐데 얼마나 좋아질 거냐 그 폭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금리 인하) 효과가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효과가 점점 커질 거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분명히 내수에는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통화정책 결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금통위는 다음 달 11일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회의를 연다.
신 위원은 “10월에 의사결정을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면서 “개인적인 우려를 줄여주고 있는 형태로 데이터가 나오고 있는데 이거를 믿어도 되겠느냐, 그리고 이게 추세적으로 나타나는 거냐, 이게 만약에 10월 돌아가서 또는 11월 돌아가서 이제 다시 올라가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걱정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은 저도 사실 굉장히 답답하다”며 “누가 저한테 좀 가르쳐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울러 신 위원은 금융당국의 은행 대출 금리 개입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 위원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금리, 특히 가격 변수에 감독 당국이 직접 관여하는 것은 좋은 정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