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문 의원 "시장지배력 앞세워 갈등 빈번, 책임회피 말아야" 비판
2019년부터 줄곧 1위…2위 네이버보다 입점업체와 갈등 빈번
국내 이커머스 공룡인 '쿠팡'과 입점업체들 간 갈등이 올해 들어서만 60여 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네이버, 배달의민족(배민) 등 타 유력 플랫폼을 제치고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로써 쿠팡은 최근 5년 연속 셀러들과의 분쟁조정 건수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25일 본지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확보한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의 과징금 징수 결정액 및 수납액 현황 자료를 입수한 바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접수된 국내 온라인플랫폼과 입점업체 간 분쟁조정 건수는 총 221건이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분쟁조정 처리 건수가 698건임을 고려하면, 올해 분쟁조정 사례가 예년 대비 가파르게 늘어난 셈이다.
분쟁조정 결과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네이버, 쿠팡,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등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 점유율이 높은 업체들이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이커머스 업계 1위 점유율인 쿠팡의 분쟁조정 사례가 가장 빈번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쿠팡의 분쟁조정 건수는 57건으로 1위였고, 뒤를 이어 네이버(42건), 배민(21건) 순이었다.
문제는 쿠팡이 분쟁조정 1위 불명예 타이틀을 5년째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은 2019년 연간 분쟁처리 건수 15건으로 11번가(5건)와 네이버(4건)를 제치고 1위였다.
쿠팡은 2020년에도 연간 37건의 분쟁조정 건수로 네이버ㆍ카카오를 제치고 입점업체와 가장 많은 마찰을 빚은 것으로 확인됐다. 2021년, 2022년, 2023년에도 쿠팡의 분쟁처리 건수는 34건, 41건, 54건으로 매년 늘었다.
쿠팡에 이어 2위를 계속 유지한 네이버의 분쟁처리 건수도 매년 증가세(20건, 26건, 42건)를 보였다.
주요 플랫폼 기업들의 분쟁 순위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과 궤를 같이 한다.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1위 사업자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쿠팡은 2022년 24.5% 점유율을 기록했고 네이버가 2위(점유율 23.3%)를 차지했다.
쿠팡의 활성고객수(MAU)는 작년 4분기 기준 2100만 명 수준으로, 유료 멤버십인 와우 가입자 수(1400만 명) 또한 전년 대비 27% 증가했다. 또한, 국내 모바일커머스 앱 사용자 10명 중 8명(79%)이 쿠팡을 사용하는 등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쿠팡이 이처럼 입점업체들과 갈등이 빈번한 배경을 두고, 이커머스 내 높은 시장지배력을 앞세워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정문 의원은 "쿠팡이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입점업체 사업자와의 불공정 분쟁 발생할 때 책임을 최대한 회피하려고 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분쟁 건수 다수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 상당수가 시장 지배력이 높은 플랫폼 업체들인 만큼, 입점업체와의 거래에 있어서 더 적극적인 분쟁 예방 시스템과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