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기 어려운 결함 AI가 수십 초 안에…SK이노베이션 "세계 최초" [르포]

입력 2024-09-29 09:00수정 2024-09-2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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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울산 CLX '스마트플랜트 2.0'
세계 최초 AI 비파괴검사 솔루션 개발
울산 지역 스타트업 '딥아이'와 협업
자체 개발 설비관리시스템 사업화도 속도

▲김기수 딥아이 대표가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설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비파괴검사 영역은 장담컨대 5년 안에 인공지능(AI)이 대체할 것입니다. 딥아이가 SK와 협력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AI 비파괴검사 자동 평가 솔루션'은 최종적으로 글로벌 정유화학사 혹은 원전 등 발전 플랜트 운영사까지 적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24일 SK이노베이션 울산Complex(CLX)에서 만난 김기수 딥아이 대표는 열교환기 AI 비파괴검사 시연 현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열교환기는 원유 온도를 높여 석유제품을 분리하고, 석유제품을 다시 냉각해 저장을 쉽게 해주는 정유·석유화학 공정의 필수 설비다. 지름 3㎜ 이하의 가늘고 긴 튜브 수십 개에서 수천 개로 구성되는 열교환기는 노후화 또는 혹독한 운전환경으로 인해 균열·부식·마모 등이 잦고, 손상된 채로 운전하면 대형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기존에는 초음파를 이용해 튜브 내부를 촬영하고 전문가가 육안으로 결함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검사를 했다. 하지만 개인의 경험과 역량에 의존하기 때문에 인적 오류의 가능성이 크고, 데이터 소실로 인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SK이노베이션과 AI 기업 딥아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AI 비파괴검사(IRIS) 자동 평가 설루션’으로 열교환기 결함 검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해결책으로 떠오른 건 AI다. SK이노베이션 울산CLX는 AI와 디지털 전환(DT)을 접목해 생산 효율성을 대폭 끌어올린 '스마트 플랜트 2.0'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 지역 스타트업인 딥아이와 손을 잡았다. 울산CLX에서 오랜 기간 축적된 4만여 건의 데이터와 딥아이의 AI 기술력을 결합해 세계 최초로 AI 비파괴검사 자동 평가 솔루션을 개발했다

AI가 초음파 영상을 판독해 결함을 찾아내고, 학습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튜브의 상태를 예측해준다. 모든 과정이 수십 초 안에 이뤄진다. 김 대표는 "울산CLX에만 약 7000기의 열교환기가 있는데, 기존 방식처럼 사람이 모든 상태를 점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AI를 활용하면 정확도는 98% 이상 높아지고, 검사 비용은 50% 이하로 절감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SK이노베이션이 관내 스타트업과 협업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를 시작으로 울산을 산업 AI의 중심지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정창훈 SK에너지 스마트플랜트추진팀장은 "스마트 플랜트 추진 과정에서 중소 IT기업과 협업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솔루션들이 많다"며 "이처럼 선순환적인 생태계를 만들어 산업 AI를 울산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로 활용할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AI 비파괴검사 솔루션을 울산CLX에서 울산석유화학단지로 확대하는 등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부터는 글로벌 정유화학사나 원전 플랜트 등 열교환기를 사용하는 다른 산업까지 시장을 확장하는 게 목표다.

성공 사례도 있다. 지난해 초 SK이노베이션은 자체 개발한 설비자산 관리 시스템 '오션허브(OCEAN-H)'를 상업화한 후 현재까지 울산 정유·석유화학 업체 5개사를 고객으로 확보해 약 3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션허브는 60여 년간 축적된 현장 데이터 기반으로 다양한 상황에 맞춰 활용하도록 구현한 모델이다. 발전·철강·배터리 분야 등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관희 SK에너지 기술·설비본부장은 "SK 울산CLX의 정유·석유화학 전문성을 바탕으로 AI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며 "SK 울산CLX는 국내 최초 정유공장에 이어 국내 최초 스마트 플랜트 도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만큼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에너지 구성원이 SK이노베이션에서 자체개발한 설비자산관리 시스템 ‘오션허브(OCEAN-H)’를 활용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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