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은 이날 공식 방한한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와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피초 총리는 2007년 총리 재임 당시 방한한 이후 17년 만에 우리나라를 다시 방문했다. 슬로바키아 정상의 공식 방한은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주자나 차푸토바 슬로바키아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 피초 총리와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국은 이번 관계 격상을 통해 전방위적 협력 강화 기반을 마련했다. 정무·안보·국방을 비롯해 경제통상협력, 과학·의료·사회·문화, 국제 협력 등 전 분야를 망라하는 내용이다.
특히 주요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심화하는 데에 합의했다.
교역·투자 분야에선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수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교역·투자, 산업, 공급망 등의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기업의 슬로바키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협력 틀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교역액 증가 추세하에 안정적인 교역·투자 확대 의지도 확인했다. 한-슬로바키아 양국 교역액은 2020년 기준 20억 달러 수준에서 2023년 기준 40억 달러로 확대됐다.
에너지·과학기술 분야에서는 '포괄적에너지협력 MOU'를 체결해 협력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 체계 전환 필요성에 공감하고, 원전, 재생에너지, 수소 등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 협력 강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또 인공지능(AI), 바이오, 산업용 로봇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상호 협력이 가능한 분야를 모색하기로 했다.
국방·방산 분야에서는 기존 협력을 기반으로 연구개발, 사이버 안보 등 신안보 분야 협력 확대에 뜻을 모았다. 슬로바키아 정부의 군 현대화 사업과 관련, 우리 기업의 참여를 위한 우호적인 환경을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사회·문화 협력 확대도 추진한다. 한-슬로바키아 워킹홀리데이 협정 체결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양국 청년 세대 간 교류와 지자체 자매결연 추진을 지원한다.
우리나라의 대북정책에 대한 지지도 확보했다. 북한의 정세 불안정 행위와 러북 군사 협력에 대한 강한 우려를 공유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북한 인권 증진 △납북자, 억류자, 미송환 국군포로 문제 해결을 위한 공조에 합의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인도적 상황 악화에 공감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및 재건 복구 관련 상호 협력 의지도 확인했다. 우리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 역 표명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