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은 코로나19 이전(2019년 4분기) 대비 3.1배 증가한 16조5000억 원에 달했다. 연체율 또한 2배가 늘어난 1.56%를 기록했다.
특히 중소득 자영업자 타격이 컸다. 이들의 대출금 연체율은 2019년 4분기 1.51%에서 올해 2분기 3.06%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때보다 심각한 경영난으로 장사를 접은 자영업자들도 늘고 있다. 작년 한 해 국세청에 폐업을 신고한 사업자(개인+법인)는 100만 명에 육박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폐업 사유별로 보면 ‘사업 부진’이 48만2183명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1~8월 월평균 기준 전체 취업자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19.7%)도 사상 처음으로 20% 아래로 떨어졌다.
자영업자들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은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에 따른 내수 부진 때문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자영업자가 빌린 대출금 이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누적된 고물가로 인한 민간 소비 위축이 자영업자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씁쓸한 부분이 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국인의 급증이다. 자영업자들을 울게 만드는 현재의 내수 부진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로 나간 우리 국민은 1402만 명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770만 명)의 두 배 수준이다. 그 여파로 여행수지는 64억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2018년(78억3000만 달러 적자) 이후 6년 만에 최대치다. 여행수지는 외국인 방한 관광객이 우리나라에서 지출한 금액(관광수입)과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지출한 금액(관광지출)의 차이를 뜻한다.
만약 우리 국민들이 주로 찾은 일본 등 해외 관광지에서 쓰는 돈을 국내 관광지에서 썼으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숙박·음식, 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자영업자들이 지금과 같은 경영난에 놓이진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국민들이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많은 돈을 썼다면 민간 소비가 진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답은 간단하다. 외국인은 물론 우리 국민들이 국내 관광지로 많이 모여들 수 있도록 ‘먹거리·볼거리·즐길거리’를 구체화한 특단의 관광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국내 관광 활성화는 곧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고, 이는 자영업자들의 경영개선으로 귀결돼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