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해 한국과 필리핀의 관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말라카냥 대통령궁에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필리핀이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양국 관계가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두 정상은 에너지, 디지털 전환과 같은 미래지향적인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충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무탄소 에너지원으로서 원전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바탄 원전 재개 타당성 조사 MOU' 체결을 계기로 원전 협력 기반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공동언론발표에 앞서 이뤄진 '바탄 원전 건설 재개 타당성 조사 협력 양해각서' 체결식에 임석했다.
또 "양국 간 경제협력을 한층 활성화해 양국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실질 협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작년 9월 서명된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을 조속히 발효시켜 양국의 무역과 투자를 촉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정부는 '라구나 호수 순환도로와 PGN 해상교량 건설 사업에 대한 MOU'를 체결하고, 해당 사업들을 한국의 EDCF(대외경제협력기금)을 활용해 추진하기로 했다"면서 "두 사업은 지원 규모가 각각 10억 달러 상당으로 사업 기준 역대 1, 2위의 대형 개발협력 사업으로 한국 기업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안보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며 "방산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고, 특히 필리핀의 '군 현대화 3단계 사업'에 한국이 적극 참여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역 및 국제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북한의 핵 개발과 무모한 도발, 그리고 불법적인 러북 군사협력을 국제사회가 결코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북한 비핵화와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마르코스 대통령은 우리의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고, 자유·평화·번영의 통일 한반도가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리라는 점에 대해 저와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두 정상은 역내 핵심 해상교통로인 남중국해의 평화, 안정,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필리핀은 75년 전 동남아 국가 중 최초로 대한민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나라로, 6.25 전쟁에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병력을 파견해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운 고마운 나라"라며 "그동안의 양국 관계 발전은 이처럼 피로 맺은 신의와 연대에 기초를 둔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