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공장 E스톤 연 9만 매 생산…글로벌 44만 매
인조대리석 생산능력 연 97만 매
고부가 제품 확대·시장 다변화로 '글로벌 1위' 도약 목표
6일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 여수공장에서 만난 김대중 공장장은 이같이 말했다. 총 22만4000평 넓이의 첨단소재 여수공장에서는 가전, 자동차, IT기기 소재로 사용되는 고기능 합성수지 외에도 2곳의 생산동에서 엔지니어드 스톤(E스톤)과 인조대리석 등의 건자재를 생산하고 있다.
1993년 인조대리석 사업에 진출한 롯데케미칼은 2009년 엔지니어드 스톤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고, 2019년에는 튀르키예의 엔지니어드 스톤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벨렌코'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엔지니어드 스톤 생산 규모는 여수공장 연 9만 매, 튀르키예 공장 연 35만 매로 글로벌 4위 수준이다. 인조대리석도 세 차례 증설을 거쳐 연 97만 매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향후 엔지니어드 스톤과 인조대리석의 생산능력을 연 100만 매까지 늘려 글로벌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엔지니어드 스톤은 99% 이상의 고순도 천연석영(Quartz)과 불포화 폴리에스터(UPE) 수지로 구성된 프리미엄 건자재다. 롯데케미칼의 엔지니어드 스톤 브랜드 '래디언스'는 천연 석영을 90% 이상 함유해 천연석의 질감과 패턴을 그대로 구현하면서도 뛰어난 내구성과 내오염성으로 천연석의 단점을 보완했다.
래디언스 생산라인 초입에는 4층짜리 건물이 들어서 있다. 천연석영 가루와 UPE 수지, 안료를 혼합하는 이른바 '믹싱 타워'다. 이곳에서 나온 배합물을 네모난 틀에 판재 형태로 깔아준 뒤 천연석의 패턴을 구현한다.
그다음 판재를 강하게 압착해 혼합물 사이사이 기포(공극)를 완전히 제거한다. 엔지니어드 스톤의 강도를 높이고, 제품을 사용할 때 스크래치와 오염에 강하게 만들어주는 핵심 공정이다.
이후 섭씨 100도의 오븐에서 열처리를 하면 UPE 수지가 경화하면서 판재가 단단한 돌처럼 굳어진다. 굳어진 판재를 다시 냉각한 뒤, 표면에 남은 화합물이 충분히 경화되도록 12시간가량 포장해두는 양생 작업과 연마 공정 등을 거치면 완제품이 생산된다.
검수는 낱장 단위로 이뤄지는데, 작업자가 맨눈으로 크랙(균열) 등의 불량 여부를 살펴본다. 인공지능(AI) 카메라가 미세한 균열을 100%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래디언스 생산라인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인조대리석 '스타론' 생산 공장이 있다. 아크릴계 수지인 폴리메타크릴산 메틸(PMMA)과 수산화알루미늄(ATH)으로 구성돼 천연석과 같은 빛 투과성을 자랑하면서도 열 가공이 쉽다. 스타론은 다양한 디자인과 손쉬운 관리,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5%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특별시청과 DDP, 워커힐 호텔 등에 사용되기도 했다.
기초화학 사업과의 '시너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롯데케미칼은 인조대리석 원료인 MMA를 같은 여수산단 내에 있는 기초소재 사업장과 계열사인 롯데MCC에서 조달하며 원가 경쟁력을 높였다.
롯데케미칼은 인테리어의 고급화 추세,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건자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고부가ㆍ친환경 제품에 주력할 방침이다. 최근 세계 최초로 두 가지 톤의 물결 무늬를 담은 인조대리석 제품인 '프리미에르 컬렉션'을 출시한 바 있다.
엔지니어드 스톤의 수요처도 다변화한다. 튀르키예 공장을 통해 북미ㆍ유럽 시장 공략에 힘쓰는 한편, 국내 기업 간 거래(B2B) 건설 시장 점유율 1위를 넘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차별화된 고부가 제품 경쟁력과 30년의 사업 노하우를 통해 B2C 시장 선두로 올라서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