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중국 대만 대표할 권리 없어” 발언 대응 조치인 듯
중국 인민해방군이 14일 대만을 주변을 포위하는 형태의 군사훈련을 개시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을 압박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일본 NHK방송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군은 이날 사실상 대만을 에워싸는 군사 훈련을 개시했다. 중국군은 대만해협과 대만 본섬의 북부와 남부, 대만 서부의 외딴 섬 주변을 훈련 구역으로 설정했다. 중국군이 대만 주변 해역에서 대규모 군사 연습을 하는 것은 5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이틀에 걸쳐 대만 본섬 주변 5곳과 일부 섬 인근에서 훈련했다. 당시 훈련도 이번처럼 예고 없이 진행됐다.
중국군은 이번 훈련에 육·해·공군은 물론 핵·미사일을 운용하는 로켓군도 투입했다. 각 군은 주요 항구의 봉쇄와 해상 및 지상 표적을 공격하는 훈련 등을 실시한다. 중국군은 “부대의 통합작전 실전 능력을 검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10일 건국기념일인 ‘쌍십절’ 연설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는 입장을 강조했던 것에 대한 중국 측 대응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라이 총통은 당시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는 등의 발언을 해 중국의 거센 반발을 샀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연설에서 “대만은 중국의 신성한 영토”라면서 “조국의 완전한 통일 실현은 시대적 흐름이며 대의명분”이라고 역설했다.
중국군 대변인은 이번 군사훈련에 대해 “대만의 ‘독립세력’이 독립을 요구하는 행위에 대한 경고”라면서 “국가 주권과 국가 통일을 위해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대만 내부에서는 중국이 쌍십절에 군사훈련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중국은 훈련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 측이 리창 총리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등 해외일정을 고려해 연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만은 즉각 반발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담화문을 내고 “비이성적인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중화민국(대만)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실제 행동에 나설 것”이라면서 엄중 경계 태세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