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3분기 순이익 45% 급등
미국 4대 은행, IB 매출 26% 껑충
골드만삭스가 15일(현지시간)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다른 미국 주요 은행들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에 미국 경제의 견실한 흐름에 힘입어 은행업이 침체의 터널을 나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날 3분기 순이익이 29억9000만 달러(약 4조7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45%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27억 달러로 7% 늘었다. 시장 예상치보다 10억 달러 많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3분기 실적이 실망스러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막상 까보니 실적이 호조를 보인 것이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뉴욕증시 강세로 주식 트레이딩과 투자은행 부문이 호조세를 나타낸 것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회사채 발행, 기업공개(IPO) 등 기업의 자금 조달과 인수합병(M&A) 시장 회복으로 투자은행(IB) 부문 매출이 18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증가한 것이 주목된다.
골드만삭스는 자체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소비자금융 부문을 대폭 축소하는 등 최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대신 강점을 가진 IB 부문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JP모건체이스(-2%), 뱅크오브아메리카(BoA, -12%), 씨티그룹(-9%) 등도 3분기 순익은 감소했지만 실적은 모두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골드만삭스와 마찬가지로 IB 부문의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JP모건체이스는 IB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22억7000만 달러라고 보고했다. BoA는 15% 늘어난 14억4000만 달러, 씨티그룹은 44% 확대된 9억99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들 월가 대형은행의 IB 부문 매출은 총 66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 늘었다. 모건스탠리는 16일 실적을 내놓을 예정이다.
은행들의 IB 사업은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기 고물가로 인해 연준이 2022~2023년 가파르게 금리를 인상하면서 침체됐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고금리 환경에서도 미국 경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서 기업 활동이 활발해진 것이 은행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동시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 금리를 0.5%포인트(p) 내리는 ‘빅컷’으로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하면서 대출업무의 수익성이 악화해 은행 전체 수익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도 완화했다.
WSJ은 “미국 대형은행 실적이 전반적으로 좋았다”면서 “미국 금리 완화 주기의 시작으로 경제 연착륙에 대한 낙관론을 다시 불러일으키며 경영자들은 몇 달 안에 더 나은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