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컨슈머리포트에선 갤럭시가 1위… 화웨이 제품은 28위에 그쳐
일부 조사에 중국 자본 투입 정황도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선을 넘는 마케팅 활동이 논란이다. 최근에는 일부 시장 조사 기관의 평가 결과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가 막대한 자금을 대며 평가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메라 성능 평가 기관인 디엑스오마크(DxOMark)가 발표한 카메라 성능 평가에서 화웨이의 푸라(Fura) 70 울트라(163점, 1위)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구글 픽셀9 프로 XL(158점)이었다.
반면,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16 프로(157점)는 4위, 갤럭시 S24 울트라(144점)는 26위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카메라하면 아이폰과 갤럭시인데 유독 해당 조사기관에서만 화웨이 제품이 1위를 차지했다"며 "순위 상승 배경에 중국 업체의 자본력이 자리잡았다는 의문이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의 대표적인 비영리 단체 컨슈머리포트의 스마트폰 평가에서는 갤럭시 S24 울트라가 87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아이폰 16 프로맥스는 3위다. 컨슈머리포트는 미국의 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최대 소비재 전문 월간지로 소비재 제품의 성능과 가격 등을 비교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특히, 회비, 기부, 잡지판매수입만으로 운영돼 신뢰도가 높다.
또 다른 스마트폰 카메라 평가 기관인 VCX의 조사에서도 갤럭시 S24 울트라가 70점을 기록하며 1위를 자지했다. 애플의 아이폰 16 프로 맥스는 62점으로 공동 10위에 올랐으며, 화웨이의 푸라 70 울트라는 60점으로 공동 28위에 그쳤다.
중국 업체가 막대한 자본으로 평가 순위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은 최근 조사기관의 보고서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달 30일 홍콩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인도 스마트폰 브랜드별 AS 만족도를 공개했다. 결과는 중국 업체인 오포와 비보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57%로 3위에 머물렀다. 설문 조사 대상은 삼성전자, 오포, 비보, 샤오미, 리얼미 등 5개 제조사로 한정됐다.
문제는 해당 조사를 오포가 의뢰했다는 점이다. 오포와 비보, 리얼미는 모두 중국의 BBK 그룹 산하 스마트폰 제조사이다.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는 조사 결과 마지막 부분에 있는 면책조항(Disclaimer)을 통해 "이 설문조사는 오포 인디아의 의뢰로 이뤄졌다(This survey was commissioned by OPPO India.)"고 적었다. 오포의 자금으로 해당 조사가 이뤄졌지만 소비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기 힘들다.
한편, 조사기관별로 순위 평가가 극명하게 갈려 일부 조사기관에 중국의 자본이 투입된 것이 아니냐는 정황도 나온다.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막대한 자금력에 일부 자금이 취약한 조사 기관들은 중국 업체들의 입맛에 맞는 조사 결과를 발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