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물가 안정→경제 성장세 유지 초점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달에 이어 2회 연속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ECB의 연속 금리 인하는 13년 만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CB는 슬로베니아 류블랴나에서 통화정책 이사회를 열어 기준금리, 예금금리, 한계대출금리 등의 정책금리를 각각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6월과 9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째 금리 인하다.
이번 금리 인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성장 동력이 꺼질 수 있다는 우려로 ECB가 속도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 ECB는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정책금리를 충분히 제한적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금 상승 속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인플레이션은 향후 몇 달 동안 상승한 후 내년 중 목표치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CB가 물가 안정에서 경제 성장세 유지에 통화 정책 방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공개된 유로존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다. 약 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ECB 중기 목표치인 2% 미만으로 떨어졌다. 앞서 나온 9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4.8로 전월(45.8)보다 하락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밑돌면 위축을 뜻한다.
ECB 통화정책위원인 프랑수아 빌르루아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너무 오랜 기간 긴축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나타나는 성장률 둔화와 같은 반대 위험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은 ECB가 2025년 말까지 완화 속도를 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예금금리가 연말까지 연 3%, 내년 말까지 연 2%로 떨어져 중립금리 영역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립금리는 경기 과열이나 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잠재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금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