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의 사업 지배구조 재편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는 2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산밥캣 지분 관련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지난 7월에 발표했다 철회했던 사업 재편안과 구조는 같지만 신설법인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비율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1 대 0.031 비율이었는데, 1대 0.04 안팎으로 합병 비율이 조정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 구조 개편을 추진했지만, 대주주에게만 유리하게 합병 비율이 산정됐다는 불만이 주주들로부터 터져 나오며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두산이 합병 추진 과정에서 나온 불만 사항들을 받아들여 새로운 합병 비율을 들고나온 것”이라며 “이사회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달 즈음 임시 주총을 열어 사업 재편안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한 뒤 두 회사를 합병하는 안은 당분간 추진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측이 사업재편을 재추진하는 것은 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체코 원전을 포함해 5년간 유럽 등지에서 10기 정도의 신규 수주를 기대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선 설비 증설이 필수다. 현재는 자회사인 밥캣의 차입금이 7200억 원에 달해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사업재편으로 밥캣 차입금 감소와 자산 추가 매각을 통해 1조 원 이상의 추가 투자 여력 확보를 노리는 것이다.
두산 측이 새로운 합병안을 제시했지만, 통과 여부는 확실치 않다.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두산로보틱스에게 주주 서한을 발송하는 등 합병 재추진을 포기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또한 얼라인 측은 △주식매수청구권에 활용하기로 했던 1조5000억 원 관련 특별배당 계획 발표 △전 세계 동종 기업 수준의 주주환원율을 토대로 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연내 발표 △이사회 구성 개편과 독립성 확보 조치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