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28.9% 감소
LG이노텍이 3분기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과 더불어 미국 애플의 아이폰16 흥행 부진에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LG이노텍은 3분기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매출 5조6851억 원, 영업이익 130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8.9% 줄었다.
사업부문별로 광학솔루션사업은 지난해보다 24% 증가한 4조836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기판소재사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증가한 370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장부품사업은 지난해보다 9%, 전 분기보다 4% 각각 감소한 477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고객사 신모델 양산으로 고부가 카메라 모듈 공급이 확대되고, 반도체 기판, 차량용 통신 모듈의 매출이 늘었다”면서도 “원∙달러 환율 하락, 전기차∙디스플레이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 광학 사업의 공급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LG이노텍 3분기 실적은 증권업계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이노텍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577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만 하더라도 3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후 지속해서 전망치를 낮췄다.
LG이노텍의 실적 부진 배경에는 아이폰16 시리즈 초기 판매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새 아이폰 출시 후 첫 주 판매량은 3700만 대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작의 같은 기간보다 12.7% 줄어든 수치다.
LG이노텍은 애플의 의존도가 높다. 지난해 전체 매출 20조6053억 원 중 79.6%(16조4028억 원)가 애플에서 나왔다.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 이번 아이폰16 프로·프로맥스 모델에는 LG이노텍의 주력 제품인 폴디드줌 카메라 모듈이 탑재된다.
아울러 상반기 호실적을 견인한 원·달러 환율의 하락도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다만 4분기에는 점차 실적 회복세가 예상된다. 그간 다소 부진했던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16 시리즈 판매 증가 기대감이 커져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9월 아이폰16 시리즈 출시 이후 3주간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2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폰15 시리즈 출시 당시 판매량이 전작 대비 4.5% 줄어든 것과는 대조된다.
여기에 아이폰의 인공지능(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 기대감에 따른 사용자들의 교체 수요도 긍정적이다.
박희철 흥국증권 연구원은 “10월 말 출시될 주력 고객사의 AI 기능에 대한 북미 반응이 주요 트리거가 될 전망”이라며 “분위기 반전은 지연된 AI 기능 지원 확산과 함께 전개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차량 카메라, 통신 모듈, 조명 등 차량용 부품의 매출이 매년 증가하고, 전장 사업의 수주잔고 역시 12조 원에 이르는 등 사업구조 고도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선행기술∙제품 선제안 확대로 시장 선도 지위를 강화하는 동시에, AI∙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원가 경쟁력 제고, 전략적 생산지 재편 등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