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대비 0.1% 증가…8월 전망치 0.5% 크게 밑돌아
수출, 전기대비 0.4% 감소…2022년 4분기 이후 감소 전환
민간소비·설비투자 증가 전환…내수, 0.9% 증가 전환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전분기 대비)은 0.1%로 집계됐다. 소수 둘째 자리까지 확대하면 0.134%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0.2%를 기록했던 전분기에서 플러스로 전환했다. 그러나 한은이 8월에 예상했던 3분기 GDP 전망치 0.5%를 밑돌았다.
상보다 부진했던 수출이 3분기 GDP 데이터를 끌어내렸다. 3분기 수출은 자동차,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4% 감소했다. 수출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2022년 4분기(-3.7%) 이후 1년 9개월 만이다. 수입은 기계 및 장비 등이 늘어 1.5% 증가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전분기(-0.1%포인트)에 이어 -0.8%포인트(p)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재화와 서비스의 수출’ 부문의 성장 기여도도 0.2%포인트 감소 전환했다. 이 역시 2022년 4분기(-1.5%포인트) 이후 1년 9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이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수출이 감소한 이유는 비IT품목 부진이 심화되서 나타난 영향이 컸다”며 “(IT부문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IT 수출 호조가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고, 그에 따른 조정이 있어서 수출에 플러스로 기여했지만 기여 폭이 둔화됐다. 비IT품목의 경우 자동차, 화학 제품 등이 감소했다. 자동차는 완성차 부품업체들의 파업, 시설보수공사가 있어서 자동차 수출 물량 기준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신승철 국장은 수출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고 해서 ‘수출 침체’나 ‘수출 부진’으로 해석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신 국장은 “마이너스(-) 돌아섰던 수출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은데 심각한 수출 부진, 침체 사인으로 보기보다는 주춤하거나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수출과 관련된 불확실한 요인이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IT 사이클이 어떻게 바뀌는지, 주요국 경제상황이 안 좋아지는 쪽으로 가는지, 교역요건이 악화하는지 개선되는지 등을 보고 몇 분기 지켜보고 수출 경기가 꺾이는지 조정과정이 길어지는지 등 판단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신 국장은 “내수를 제약했던 고물가, 고금리가 완화가 되면서 내수 회복에 기여를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민간소비에서 물가부담도 완화되고 임금상승률이 높기 때문에 민간소비 여력이 늘어난 부분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은이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내수를 낙관적으로 보거나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 국장은 “내수 쪽에서 차별화가 되는 건설은 부진한 모습이고, 설비투자는 기업들의 투자 시점에 따라서 변동폭이 큰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민간소비는 완만하지만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반적인 내수의 흐름은 물가 부담도 완화되고, 금리도 낮아지면 소비나 투자 쪽에 내수에 도움이 되는 여건들이 형성돼 있다고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은은 다음달 28일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한다. 한은이 8월에 전망한 연간 경제성장률은 2.4%다. 전망치에 부합하려면 4분기 GDP 증가율은 전기대비 1.2% 이상은 나와야 한다.
신 국장은 “3분기 전망치에 비해서 실적치가 낮게 나왔기 때문에 산술적으로만 생각하면 2.4%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10월 경제상황 평가 자료를 보면 조사국 내부에서도 불확실 요인이 현실화되는 것 같아서 2.4%를 밑돌 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실제 3분기 실적치가 나왔으니깐 대내외 불확실한 요인들을 면밀히 체크해 다음달에 전망할 때 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