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멸망전’ 서막...한동훈-추경호 정면 충돌

입력 2024-10-2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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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특별감찰관 추진” 거듭 밝혀
秋 비롯 친윤계, 한동훈 비판
국감 뒤 의원총회 분수령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왼쪽)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에 앉고 있다. 2024.10.23.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감찰관 추진을 선언하면서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과 본격 대결에 들어갔다. 계파 갈등이 고조되면서 여권에선 “폭풍전야라 할 만큼 위기가 치닫는 상황”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특별감찰관의 실질적인 추천과 임명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그는 또 “당 대표가 법적·대외적으로 당을 대표하고 당무를 통할한다”며 “당연한 말이지만, 원내든 원외든 총괄하는 임무를 당 대표가 수행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전날(23일) 추 원내대표가 한 대표의 특별감찰관 추진에 ‘원내 사안’이라고 제동을 걸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차관급 공무원이다. 한 대표는 김 여사 특검법을 대신해 그보다 낮은 단계의 특별감찰관을 추진해 차별화 전략을 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친윤계는 특별감찰관 추천이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야 하는 만큼 한 대표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권성동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특별감찰관 추천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선임 연동은 우리 당론이고, 당론을 변경하려면 원내대표와 상의를 사전에 해야 했다”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독선이고 독단의 정치”라고 비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원내 사안을 당대표가 감독하는 건 몰라도 관여하는 건 월권”이라고 지적했고, 김재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편에게 가해지는 공격을 정도가 금도를 넘어갈 때는 우리 편에게 상당한 상처를 입힐 수 있다”며 한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급기야 추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대신 언론사 외부 행사에 참석했다. 추 원내대표 측에선 ‘사전 일정’이라고 설명했지만, 막상 여권에선 추 원내대표가 한 대표를 향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언론사 행사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 추천으로 당내 계파 갈등이 발생하는 양상을 묻는 질문에 “노코멘트 하겠다”고만 답했다.

결국, 국정감사 이후에 열릴 의원총회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친한계 의원들이 전날(23일) 오후부터 의원들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의원총회를 열어달라 요구하자, 추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감을 다 마치고 의원님들 의견을 듣는 의원총회를 개최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친한계는 의총 전까지 중도층 의원들을 설득하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친한계 인사는 “의원들도 지역에 내려가면 김 여사에 대한 요구를 많이 받는데, 특별감찰관이라도 받아야 하는 실정”이라며 “무기명 투표를 하면 막상 찬성하는 의원님들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선 ‘신(新) 김옥균 프로젝트’가 가동될 수 있다는 뒷말도 나온다. 한 대표가 취임한 직후 정치권에선 친윤계가 100일 안에 한 대표를 끌어내린다는 일명 ‘김옥균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는 말이 돈 바 있다. 이도 아니면 2015년 박근혜 정부 때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대항해 원유철 원내대표 등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김 대표에 반기를 들었던 것과 같은 내분을 끌고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 김 대표는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의 회동, 20대 총선 공천 등을 두고 번번이 갈등이 표출됐다. 유력한 대권 주자였던 김 대표는 대권 플랜까지 준비하고 있었지만, 최종 불출마를 선언하며 사실상 정계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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