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였던 중국 기업, 내년 미국 IPO 재개하나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위라이드(WeRide)가 개발한 자율주행 버스가 보인다. 광저우(중국)/신화뉴시스

사실상 명맥이 끊긴 중국기업의 미국 기업공개(IPO)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지난주 중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위라이드(WeRide)가 지난주 미국 나스닥에서 상장되며 거래를 시작했다. 이보다 앞서 이달 초에는 중국 로보택시 운영업체인 포니.AI(Pony.ai)도 미국 나스닥 상장을 위한 관련 절차를 시작했다.

홍콩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나스닥 상장을 기점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중국기업의 미국증시 상장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2021년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의 뉴욕증시 상장 이후 중국기업의 미국 IPO는 사실상 사라졌다. 당시 디디추싱은 중국 당국 우려에도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했다가 신규 사용자 등록 잠정 중단 등 규제 당국의 철퇴에 직면하자 상장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미국 증시에서 상장 폐지했다. 여기에 미·중 갈등이 고조되면서 중국 기업의 미국 IPO를 바라보는 양국 당국의 시선이 더 까다로워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올해 중국 기업들의 홍콩 IPO가 증가한 것을 계기로 내년에는 미국 증시 문을 두드리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모리슨앤포어스터의 파트너이자 글로벌 사모펀드 의장인 마르시아 엘리스는 "몇 년간의 침체기를 거쳐 내년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미국 대선 결과에 힘입어 IPO 시장이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규제 문제가 여전히 있다는 시장의 인식이 있지만, 이러한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문제는 상당히 해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본토 상장의 어려움과 주주들의 빠른 엑시트(투자금 회수) 압박으로 인해 홍콩이나 뉴욕 상장에 대한 중국기업들의 관심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은 총 42개에 달하며, 9월 30일 기준 현재 상장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절차 개시를 기다리는 IPO 신청이 96건에 달한다.

글로벌 대체투자시장 리서치 전문기관 프레킨(Preqin)의 루벤 라이 중화권 사모 캐피털 담당 부사장은 "홍콩에 상장하는 많은 중국기업이 홍콩증시 상장을 다른 나라에서의 IPO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를 테스트하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 전기 트럭 스타트업 윈드로즈(Windrose)는 내년 상반기에 미국에 상장하고, 내년 말에는 유럽에 이중상장할 계획임을 밝혔다.